정보기술(IT) 기업들이 헬스케어 사업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카카오를 비롯해, 네이버, 통신사, SI업체들 모두 헬스케어 사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도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IT기업들이 헬스케어 사업을 앞다퉈 진행하고 있습니다. 데이터가 헬스케어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하면서 IT 기업들의 참여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카카오헬스케어 법인을 신규설립했다고 지난달 31일 발표했습니다. 대표는 황희 헬스케어 CIC 대표가 맡습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사업목적에 △시스템통합구축서비스 판매업 △인터넷 EDI(전자문서교환) 등 인터넷 관련사업 △정보시스템 종합관리(전산자원대여·데이터베이스) 및 유지보수 용역업 △인공지능(AI) 기반 의료솔루션 개발 및 서비스업 등을 기재했습니다.
카카오는 카카오헬스케어를 설립하기 전부터 헬스케어 사업을 확대해왔습니다. 카카오는 2018년 서울아산병원, 현대중공업지주와 합작법인(JV)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를 설립하면서 헬스케어 시장에 본격 진출했습니다.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는 의료 빅데이터를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가공·구조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해 카카오는 의료 빅데이터 업체 휴먼스케이프와 투자 계약을 맺었습니다. 신주 발행을 통해 휴먼스케이프 지분 20%를 확보하고 최대주주에 올랐습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지금까지 카카오가 확장한 사업들로 확보한 의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료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직접 헬스케어 서비스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네이버도 의료 빅데이터 업체 투자 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지케어텍 지분을 인수하고 의료 데이터 분야에서 공동 사업을 추진하는 협상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지케어텍은 2001년 설립된 전자의무기록(EMR) 전문업체로 네이버는 EMR을 기반으로한 데이터 확보를 노릴 수 있습니다.
네이버는 2019년 일본 자회사 라인은 소니 계열 의료플랫폼업체 M3와 합작법인 라인헬스케어를 설립하고 원격의료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초 로봇수술 전문가 나군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를 헬스케어연구소장으로 영입하며 네이버 본사도 원격의료 기술 고도화에 나설 것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헬스케어연구소는 사내 병원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네이버 헬스케어사업의 테스트베드로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마이데이터 사업권을 획득한 SI업체 LG CNS는 GC녹십자헬스케어, LG유플러스와 손잡고 데이터 기반 헬스케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고객이 가족 건강, 자녀 성장, 음식 소비 등 관련 데이터 제공에 동의하면 GC녹십자헬스케어는 식이요법, 영양소 정보 등을 추천하는 방식입니다.
KT는 생체 데이터를 AI로 분석하는 스타트업 제나와 함께 헬스케어 키오스크(무인단말기) 사업을 시작한다고 지난해 10월 발표했고, SK텔레콤은 지난해 초 유전자 분석 기반 구독형 헬스케어 서비스 케어에이트 디엔에이(care8 DNA)를 업그레이드했습니다.
이러한 IT 기업들의 헬스케어 사업 참여는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입니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은 AI 원격진료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애플은 AI 웨어러블 기기로 심전도, 혈당 수치 등을 확인하는 서비스를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음성인식기술 기업 뉘앙스를 인수하고 의료상담 서비스 개발에 들어갔습니다.
이는 IT기술의 핵심인 데이터가 헬스케어 기술 고도화에도 필수적인 시장이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IT기업들은 대부분 데이터 처리 기술의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대부분 플랫폼 업체들이기 때문에 매우 큰 규모의 데이터들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개인의 건강을 관리하는 헬스케어 시장은 점점 개인화 서비스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기술들이 이를 실제 가능하게 하고 있습니다.
거기다 헬스케어 시장은 향후 지속적으로 성장할 전망입니다. 2020년 1520억달러(약 174조원)였던 글로벌 디지털 헬스산업 규모는 2027년까지 5080억달러(약 582조원)로 세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IT업계 관계자는 “헬스케어는 개인 맞춤형 서비스라 데이터 솔루션 고도화가 중요하다”며 “IT 기업이 적극 진출하는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