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3일 새 정부 초대 국무총리에 노무현 정부의 마지막 국무총리를 지냈던 한덕수(73) 전 총리를 지명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서울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한 후보자를 초대 국무총리에 지명하며 "정파와 무관하게 오로지 실력과 전문성을 인정받아 국정 핵심 보직을 두루 역임하신 분"이라고 말했다.
정통 엘리트 관료 출신인 한 후보자는 보수·진보 진영을 가리지 않고 40여년 간 4개 정부에서 중용됐다. 한 후보자는 부하직원들로부터 '지독한 일벌레'라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업무에 집중하며 원만한 성품이 돋보이는 엘리트 관료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 전주 출신인 한 후보자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수석 졸업한 뒤 1970년 제8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관세청 사무관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했고 옛 경제기획원(EPB·현 기획재정부), 옛 상공부(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산업부의 주요 요직을 거쳤다. 상공부 과장으로 재직하던 중 휴직계를 내고 미국 하버드대로 유학을 떠나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영어 실력 또한 출중하다는 평가다.
김영삼 정부에서 특허청장, 통상산업부 차관을 지냈고, 김대중 정부에서 초대 통상교섭본부장에 취임한 뒤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대통령 정책기획수석비서관, 경제수석비서관을 역임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국무총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등을 지냈으며 이명박 정부에서도 대미 외교·통상 전문가로서 인정받아 주미대사를 지닌 관료 사회에서는 입지전적인 인물로 꼽힌다.
2002년 7월 '한중 마늘협상' 파동으로 공직생활을 접기도 했으나 노무현 정부 제2대 국무조정실장으로 컴백해 고건·이해찬 총리를 잇달아 보좌했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낸 뒤 참여정부 마지막 국무총리를 맡았다.
2006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을 지냈고, 이후 대통령 직속 한미 FTA 체결지원위원회 위원장 겸 한미 FTA 특보를 맡아 한미 FTA 막판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때 한미 FTA 협상을 성공적으로 주도한 공을 인정받아 보수정권인 이명박 정부에서도 주미 대사로 발탁됐고 3년간 재임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기 직전인 2012년에 한국무역협회장으로 취임해 3년간 일했다. 이후 기후변화센터 이사장, 청주세계무예마스터집 공동조직위원장, 지속가능전력정책연합 초대 의장을 지냈다. 문재인 정부 첫해였던 2017년 대법원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이었다.
작년부터 최근까지 에쓰오일 사외이사를 지냈다.
부인은 서양화가 출신의 최아영(74) 씨이고, 슬하에 자녀는 없다.
한 후보자는 "대한민국을 둘러싼 대내외적 경제와 지정학적 여건이 매우 엄중한 때에 국무총리 지명이라는 큰 짐을 지게 돼서 한편으로는 영광스러우면서도 매우 무겁고 또 큰 책임을 느낀다"고 밝혔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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