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판 당김줄에 흑인 인형 걸어둔 교사…미국 시카고 '발칵'

흑인 봉제인형을 칠판 당김줄에 매달아 둔 고등학교 교사가 정직 처분됐다. 린치를 연상시킨다는 이유에서다.

1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과 CNN 등에 따르면 미국 시카고 휘트니 영 고등학교 측은 전날 재학생과 학부모에게 보낸 공지문을 통해 "교사 한 명이 교실 전자칠판 당김줄에 작은 흑인 풋볼선수 봉제인형의 목을 걸어 매달아 놓은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며 시카고 교육청과 함께 즉각 조사에 착수했고 해당 교사는 정직 처분됐다고 밝혔다.

해당 교사는 "교실 바닥에 떨어져 있는 인형을 발견하고 주인이 찾아갈 수 있도록 모두에게 잘 보이는 칠판 위에 매달아 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인형을 본 흑인 동료 교사가 문제를 제기하면서 두 사람 사이에 언쟁이 벌어졌고 학생들이 이를 영상에 담아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논란이 빠르게 확산했다.

일부 학생과 학부모는 해당 교사 해고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온라인 청원사이트 '체인지'에는 해당 교사의 신원이 세계사를 가르치는 백인 교사 카를 파소비치로 명시돼있다.

하지만 또다른 학생·학부모들은 파소비치 복직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은 파소비치가 흑인 인형이 아니었어도 같은 조치를 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휘트니 영 고등학교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인 미셸의 모교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시카고 교육청은 "제기된 문제들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며 "내규 위반 또는 불법 행위가 확인될 경우 상응하는 처벌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