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시작한 ‘2022 KT&G 아시아 대학생 창업교류전’은 올해 20주년(22회)을 맞이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에도 아시아 최대 규모 대학생 창업 대회로 성장했다는 평가다. 20여 년 동안 매년 100명 내외의 학생이 참신한 사업 아이템을 선보여온 결과, 실제 창업가로 활약하는 사례도 늘었다.
31일 서울 성수동 KT&G 상상플래닛 행사장에선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5개국에서 온 90여 명의 참가자가 화상을 통해 열띤 경연을 펼쳤다. 사전 제출된 창업 아이디어 발표 영상을 상영한 뒤, 영상통화를 통해 심사위원단과 팀원 간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심사위원들은 “제품의 실제 작동 방식을 더 설명해 달라” “제품 가격이 비싼데 원가를 줄일 수 있는 전략이 있나” 같은 창업 아이템의 허점을 찾아 날카로운 질문을 이어갔다.
교류전 참가 학생들이 폭넓은 국제 교류를 할 수 있는 까닭에 예선 심사를 신청하는 아시아 각국 학생이 계속 늘고 있다는 게 주최 측 설명이다. 코로나19 발생 전까지는 4박5일의 합숙 행사로 열린 점도 인기 요인이었다. 창업교류전 관계자는 “이번 창업교류전에는 국방부 선발 과정을 거친 육·해·공군 장병이 모인 연합 한국 팀도 참가했다”고 설명했다.
대회 출신 창업가도 속속 나오고 있다. 올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김세진 탈환컴퍼니 대표는 2010년 학부 4학년 때 창업교류전에 참가했다. 김 대표는 “당시 본선 대회가 열린 중국 베이징에서 싱가포르 학생과 팀을 꾸려 하드웨어 제품을 고안했다”며 “이후 발표했던 아이템으로 실제 창업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현재 그는 인터넷 서비스 및 보안 솔루션 제공 업체인 탈환컴퍼니를 운영하고 있다.
박태제 킥스타트아시아 이사회 의장도 2007년 교류전에 참가했던 창업가다. 킥스타트아시아는 국내외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보육·투자를 하는 액셀러레이터다. 박 의장은 “창업교류전을 통해 아시아 명문대 학생들과 아이디어를 발전시킨 경험이 창업의 거름이 됐다”고 했다. 김부성 마켓파트너 대표도 이 대회가 배출한 경영인(2012년 참가)이다. 마켓파트너는 지역 기업의 마케팅 전략 수립 및 수행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