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는 4월부터 도시가스 요금을 평균 1.8% 인상한다고 31일 발표했다. 주택용 도시가스 요금제를 적용받는 일반 가정집은 월평균 가스요금이 860원가량 오를 전망이다. 전기요금 역시 올 4월부터 오를 예정으로, 문재인 정부 내내 억눌러왔던 공공요금이 임기 말 연달아 오르는 모습이다.
도시가스 요금은 △주택용 △일반용(영업용1) △일반용(영업용2) 등 세 가지 용도에 따라 가격이 다르게 책정된다. 이날 정부의 도시가스 요금 인상 발표에 따라 다음달부터 주택용 도시가스 요금은 메가줄(MJ)당 14.2243원에서 14.6543원으로 0.4300원(3.0%) 오른다. 음식점업, 숙박업 등에 적용되는 영업용1 도시가스 요금은 MJ당 14.0954원당 14.2631원으로 1.2% 인상된다. 목욕탕, 폐기물처리장, 쓰레기소각장 등에 적용되는 영업용2 도시가스 요금은 MJ당 13.0937에서 13.2614원으로 1.3% 오른다.
도시가스 요금은 2020년 7월 평균 13.1% 인하된 이후 이달까지 21개월 연속 같은 요금이 적용돼 왔다. 작년 하반기 이후 글로벌 천연가스 가격이 급격히 상승해 가스요금을 단계적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문재인 정부는 물가 안정 등을 이유로 가스요금 인상을 막았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인해 천연가스 가격이 안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정부는 문 대통령 임기를 한 달 남짓 남겨놓고 도시가스 요금 인상을 결정했다. 산업부는 "국민부담을 고려해 요금인상 요인을 최소 수준에서 소폭 반영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가스를 수입해 판매하는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이 계속 불어난 점도 가스요금 인상에 영향을 미쳤다. 미수금은 가스공사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대금 대비 가스요금으로 회수하지 못한 금액을 의미한다. 산업부와 가스공사에 따르면 2020년 12월까지 6911억원에 불과하던 가스공사의 미수금은 지난해 말 약 1조8000억원까지 증가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구체적 액수는 밝힐 수 없지만 작년 말 이후로도 가스공사의 미수금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햇다.
산업부는 도시가스 요금 인상 결정으로 인해 연중 가구당 평균 가스요금은 월 860원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시 기준 월평균 가스요금은 2만8440원에서 2만9300원으로 오를 전망이다.
4월엔 가스요금 외에도 전기요금 인상이 예정돼 있다. 정부는 다음달부터 전기요금을 ㎾h당 6.9원 인상하겠다고 작년 12월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한 달에 304㎾h를 사용하는 4인가구의 월평균 전기요금은 다음달부터 2100원씩 오를 예정이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엔 연료비 연동제에 따른 분기별 전기요금(연료비 조정단가) 인상을 딱 한 차례 허용하고 그 외엔 모두 동결 결정을 내렸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