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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북부서 군사활동 줄이겠다"…바이든 "행동 지켜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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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이 전환점을 맞았다. 러시아가 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서 군사작전을 줄이겠다고 선언하면서다. 러시아가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침공한 뒤 한 달여 만에 본격적인 협상 국면으로 바뀐 것이다.

러시아가 전쟁을 끝내려는 출구전략을 가동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불리한 전황을 뒤집기 위해 시간 끌기용 ‘위장 쇼’를 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우크라이나 반격으로 전세 전환
러시아는 이날 터키 이스탄불에서 우크라이나와 5차 평화협상을 한 뒤 키이우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북부 전선에서 군사 활동을 대폭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25일 “동부 돈바스 지역의 독립이라는 목표 달성에 주력할 것”이라는 러시아군 총참모부 작전국장의 발언을 재확인해 준 것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양측이 큰 진전을 이뤘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사태의 돌파구가 열렸다는 기대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러시아가 과거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에 대한 논의가 있었는지를 묻는 말에는 “그곳은 러시아의 일부”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미국은 러시아를 믿지 않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 회담 직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말이 아니라 행동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며 “그들이 행동에 나서는 것을 볼 때까지 어떤 것도 예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키이우에서 러시아군 병력 일부가 이동한 데 대해선 “실제 철수가 아니라 재배치”라고 규정했다.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본국과 벨라루스로 복귀해 다시 집결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놨다.

당초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러시아가 군사력 면에서 절대적 우위에 있는 데다 우크라이나에 친러 세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중심으로 우크라이나 국민이 결사항전하면서 장기전으로 흘렀다. 서방세계의 광범위한 제재도 러시아의 입지를 좁게 했다.

결국 전열을 정비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반격하는 형태로 전세가 바뀌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28일 러시아가 점령한 키이우 북서부 지역인 이르핀을 탈환했다. 동부 격전지이자 제2 도시인 하르키우의 인근 소도시도 되찾았다. 남동부 지역인 자포리자주와 동쪽 수미주 트로스티아네츠도 수복했다.
○“즉각 휴전 가능성은 낮아”
분위기가 바뀌고 있지만 우크라이나는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화상 연설에서 “협상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있다고 해서 폭발이나 러시아 공격이 없어지진 않는다”며 “우리를 파괴하는 국가에서 온 대표단의 말을 신뢰할 근거는 없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양국이 이스탄불에서 헤어지면서 다음 협상 날짜도 정하지 않았다”며 “즉각적으로 휴전이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전문가들을 인용해 “러시아가 평화협상에 적극 임하는 것은 재공세를 앞두고 전열을 가다듬기 위한 기만전술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프랑스 싱크탱크 전략연구재단(FRS)의 국방 분야 애널리스트 프랑수아 하이스버그는 “러시아는 이번 전쟁에서 더 나은 결과를 끌어내야 하는 만큼 협상에 진지하게 임할 입장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그는 “러시아의 군사 활동 축소 발표는 병참 접근이 어려워 탄약과 식량이 부족한 지역에서 빠져나올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윌리 아데예모 미 재무부 부장관은 이날 런던 채텀하우스 연설에서 “크렘린궁의 전쟁 수행 능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러시아의 군수 공급망에 대해 추가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외교전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30일 왕이 중국 외교장관과 대면 회담을 하고 양국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같은 날 라브로프 장관은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과 회담하며 서방의 제재를 우회할 수 있는 조치를 함께 찾아가자는 대화를 나눴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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