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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후의 'LPEF']'큰손'들도 대거 새정부와 불편한 동거 ...새정부 인사 기준 될까 자본시장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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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자본시장에선 사모펀드(PEF) 운용사나 벤처캐피털(VC)에 자금을 대는 기관투자가를 LP라고 부릅니다. 정확한 뜻은 'Limited Partner'로 직역하면 유한책임투자회사입니다. 국민연금 사학연금 군인공제회 해외에선 싱가포르투자청(GIC)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 등이 대표적인 LP입니다. PEF는 MBK파트너스 스틱인베스트먼트 IMM 등 사모펀드 혹은 사모펀드 운용사를 일컫습니다. 이 코너명인 'LP.EF'는 자본시장에서 주 플레이어인 LP와 PEF를 붙인 말입니다. 주로 자본시장에서 일어나는 일을 취재해 기사에 담습니다.

공공기관 인사로 현 정부와 새 정부가 충돌을 빚고 있는 가운데 국내 자본시장 '큰손'들인 연기금과 공제회 등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연기금과 공제회 등은 정부부처 관할로, 대개 청와대가 사장(이사장)을 사실상 인사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 연기금과 공제회 수장들의 임기는 새 정부가 출범하고도 수년을 더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들에 대한 임기를 윤석열 정부가 어떻게 대할지 자본시장 관계자들은 유심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큰손'이자 운용자산이 930조원을 넘어 세계3대 연기금으로 꼽히는 국민연금공단과 교육부가 관리감독하는 한국교직원공제회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김용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으로, 현 정부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지난 21대 총선에 고향인 경기 이천에서 출마한 이력이 있습니다. 김상곤 교직원공제회 이사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역임했고, 2009년부터 2014년까지 경기도 교육감에 재임했습니다. 교육감은 정당이 후보를 낼 수 없지만, 민주당 성향으로 분류됐고, 실제로 이후 민주당의 혁신위원장과 인재영입위원장으로 활동했습니다. 2020년 8월에 임명된 김용진 이사장의 임기는 2023년 8월말까지, 2020년 11월에 선임된 김상곤 이사장의 임기도 2023년 11월말까지입니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 등 새 정부 쪽에선 문제를 제기하기도 합니다. 새 정부 측 인사는 "정치권에서 다른 당으로 선거에 나온 인사들인데, 새 정부 출범 후에도 1년 넘게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게 상도덕에 맞는건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당적까지는 갖지 않았지만 다른 '큰손'들도 현 정부에서 요직을 거치거나 승진한 인사들이 연기금과 공제회로 옮긴 사례가 많습니다. 진승호 한국투자공사사장(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기획단장)을 비롯해 주명현 사학연금공단 이사장(교육부 기조실장) 황서종 공무원연금공단 이사장(인사혁신처장) 배용주 경찰공제회 이사장(경찰청 수사국장) 김유근 군인공제회 이사장(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이들은 최소 내년 3월말(주명헌 이사장)부터 길게는 2025년(김성수 과학기술인공제회 이사장)까지 임기가 정해져 있습니다. 2025년이면 윤석열 정부 임기가 반환점을 돈 후입니다.

정치권과 자본시장 안팎에선 이들 인사가 대부분 임기를 모두 완주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 연기금 쪽 관계자는 "임기는 각 회사가 정관으로 보장하고 있고, 국민연금 같은 곳은 법으로 보장하고 있는 데다 현 정부의 환경부 장관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새 정부도 임기가 보장된 수장들을 그만두게 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런 분위기가 색깔이 정부와 다소 다르더라도 임기를 보장해주는 문화를 새로 만들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라고 했습니다. 최근 검찰이 산업통상자원부가 산하 발전사 등 공공기관 수장 인사에 관여한 혐의로 산업부와 한국전력의 발전 자회사들을 재차 압수수색한 것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윤석열 정부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국민의힘이 어떻게 움직일지 자본시장에선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미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의 새 대표 선임이 절차 진행 중 국민의힘의 항의로 중단된 사실을 본 자본시장 관계자들은 연기금과 공제회 수장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겁니다. 공제회 쪽 관계자는 "공공기관도 아닌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의 새 대표 선임이 대선 이후 중지된 상황에서 새 정부가 연기금과 공제회를 어떻게 할지가 향후 자본시장에 대한 스탠스를 보여줄 것으로 본다"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이 28일 회동을 갖고 공공기관 인사에 협의하기로 했다는 뉴스를 봤는데 구체적으로 어찌될지는 아직 알려진 바 없다"고 했습니다. 이어 "국내 자본시장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 연기금과 공제회 수장들의 거취는 오히려 인수위가 아닌 새 정부가 출범한 후에 발생할 일이어서 계속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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