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은 29일 문재인 정부의 규제 정책을 '망치'에 빗대면서 "현 정권의 정책적 실패는 망치만 들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회동을 마친 것을 두고선 "이제 우리만 잘하면 된다"고 인수위의 고삐를 또 한 번 조였다.
안 위원장은 이날 인수위 간사단 회의 모두발언에서 "망치만 들고 있으면 모든 게 못으로 보인다는 말이 있다. 자기 수단에 맞춰 세상의 문제를 보게 된다는 뜻"이라며 "저는 현 정권의 여러 정책적 실패들이 망치만 들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정부가 망치라는 규제책이 아니라 삽이라는 진흥책까지 다양한 수단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쓰고 싶었던 망치만 고집해서 많은 국정 현안을 망치게 됐다고 판단한다"며 "대표적인 예가 부동산 정책 폭망과 대북 정책 파탄일 것"이라고 했다.
안 위원장은 "망치라는 규제 일변도로 인해 시장의 왜곡을 불러오고, 불안 심리를 자극해 부동산 폭등을 불러왔다"며 "당근과 채찍 중 일방적으로 당근만 쓰다 보니까 북한은 미사일을 계속 쏘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임기 말까지 종전선언 타령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재차 비판했다.
그는 "우리 인수위는 이러한 현 정부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연장에 문제를 맞추지 말고 문제에 연장을 맞춰야 한다"며 "우리는 먼저 문제의 본질을 살피고 필요한 정책의 수단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한 뒤, 규제책과 진흥책을 어떻게 적절히 조화할 수 있는지 황금비율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연장이 필요한지 찾아내 새 정부에 제안해 준비하게 돕는 것이 인수위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안 위원장은 인수위 회의 때마다 인수위원들을 향해 휴일 없이 바쁘게 일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그는 이날도 "어제 윤 당선인과 문 대통령이 회동했다. 회동을 계기로 정부 인수인계에 탄력이 붙을 것이고, 인수위 활동에 대한 협조도 잘 될 것이라 믿는다"며 "이제 우리만 잘하면 된다"고 고삐를 조였다.
안 위원장은 "인수위는 다른 직원들보다 먼저 출근해서 주변을 정리하고 공구를 준비해서 현장 근무자들이 정시에 일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 '조기출근조'. 바로 그게 인수위"라며 "오늘도 힘은 들겠지만, 매 순간 보람 있는 하루가 되길 바란다. 저도 함께 열심히 일하겠다"고 당부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