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지지율이 2주 연속 하락세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28일 나왔다. 청와대 용산 이전 문제나 문재인 대통령과의 ‘강 대 강 대치’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최우선적으로 다뤄졌어야 할 민생 이슈가 후순위로 밀린 것 역시 하락세의 요인으로 거론된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헤럴드의 의뢰로 지난 21∼25일(3월 4주차)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전국 18세 이상 2512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 윤 당선인의 취임 후 국정수행에 대해 ‘잘할 것’이라는 긍정 전망은 46.0%, ‘잘못할 것’이라는 부정 전망은 49.6%로 각각 나타났다. 긍정 전망은 3월 2주차 52.7%에서 3월 3주차 49.2%로 떨어진 데 이어 2주 연속 하락했고, 부정 전망은 같은 기간 41.2%에서 45.6%로 오른 데 이어 2주 연속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인천·경기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긍정 전망이 하락했다. 특히 윤 당선인의 주요 지지층인 대구·경북(TK) 지역에서도 긍정 전망(62.3%)은 전주 대비 3.1%포인트 떨어졌다. 연령대별로도 30대를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긍정 전망이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념 성향별로는 중도층(49.2%)과 진보층(17.7%)에서 5.1%포인트씩 하락했다.
반면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는 2주 연속 상승하며 46.7%를 기록했다. 지난 9일 대선 직후 문 대통령 지지율은 38.1%까지 떨어졌지만, 2주 만에 8.6%포인트 올랐다.
윤 당선인 측은 당황스러워하면서도 크게 개의치 않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더욱 더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황스러운 것도 사실이지만,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게 당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분위기”라며 “본격적으로 국정 운영을 시작하면 지지율이 오를 것으로 본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취임 전부터 나타난 지지율 하락세를 엄중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0.7%포인트 차이 승리라는 건 통합과 화합을 하라는 국민의 메시지였는데, 정치 양극화 구도를 깰 만한 포용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코로나19 등으로 경제적 타격이 큰 상황에서 민생 이슈가 아니라 용산 이전 문제 등을 제1순위 과제로 다룬 것 역시 영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문 대통령과의 강 대 강 대치가 앞으로 대통령직을 수행할 당선인에게 더 타격을 줬다”고 분석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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