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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뒤늦은 文·尹 회동, 권력 교체기 현안 대승적으로 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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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오늘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 회동을 한다. 대선을 치른 지 19일 만이니 늦어도 한참 늦었다. 지난 16일로 예정됐던 오찬 회동이 갑자기 무산된 뒤 청와대와 당선인 측은 신·구 권력의 유례 없는 갈등을 표출하며 코로나19와 불황에 지친 국민들에게 스트레스와 걱정을 끼쳐왔다. 그런 만큼 오늘 회동은 양측이 산적한 현안과 묵은 갈등에 대해 대승적으로 지혜를 모으는 자리가 돼야 한다.

세계 경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유가, 원자재값 상승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유가 상승이 전체 산업과 국민 생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말할 것도 없다. ‘유럽의 빵바구니’라고 불리는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이 타격을 받으면서 동네 빵집, 분식집마저 밀가루 사재기에 나서는 판이다.

연초부터 미사일 도발을 거듭해온 북한은 지난 24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를 강행함으로써 ‘핵실험 및 ICBM 발사 유예(모라토리엄)’ 약속을 마침내 파기했다. 문재인 정부가 북의 ‘도발’을 ‘도발’이라고 부르지 못한 채 매달려온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끝이 났고, 윤 당선인은 취임 전부터 대북 리스크를 떠안게 됐다.

나라 안팎의 사정이 이렇게 긴박한데 언제까지나 진영 싸움, 감정 싸움으로 시간을 보낼 수는 없다. 명분에 집착하기보다 실사구시적으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부터 정권 말 알박기 인사,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까지 다양한 현안이 테이블 위에 올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뜨거운 현안인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의 경우, 청와대 개방 날짜를 5월 10일로 못 박아놓고 촉박한 시일 안에 무리하게 이전하려는 데 대한 우려가 있긴 하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안보상 이유를 들어 끝까지 나 몰라라 할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 윤 당선인의 의지를 존중하면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충분한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본인 스스로도 대통령 집무실 광화문 이전을 공약했다가 경호상 문제 등으로 포기한 만큼 이전에 반대할 명분은 크지 않다.

윤 당선인 측이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보상을 위해 추진 중인 50조원의 추가경정예산 편성도 마냥 다툴 일이 아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27일에도 추경안 국회 제출을 강력히 촉구했으나 정부는 문 대통령 임기 내에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만약 이재명 후보가 당선됐더라면 이렇게 매몰차게 거절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현재 재정 여건을 감안해 윤 당선인은 추경 액수를 줄여서 요청하고, 문 대통령도 호응하는 것이 순리다.

민주적 선거와 평화롭고 순조로운 정권 이양은 민주주의의 요체다. 점령군처럼 행세하는 것은 안 되지만 지나친 발목잡기도 곤란하다. 양측이 국민 통합을 위해서라도 의미 있는 만남을 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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