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18세 때 걸그룹으로 데뷔해 K팝 가수를 꿈꾸던 김채원 씨는 2018년 경북 구미에서 달라라네트웍스라는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K팝 스타를 키우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구조에 문제점을 발견하고 팬들이 참여하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어서였다. 김 대표는 “꽤 유명한 스타들이 팬층이 두꺼워도 돈을 못 벌어 아르바이트하는 분이 많다”며 “팬들이 선물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하며 아티스트를 키우고, 투자에 대한 보상도 받는 구조를 만들고 싶어 창업했다”고 말했다.
2019년 아티스트 빅리그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만들어 600만의 트래픽을 만드는 데 성공한 김 대표는 2020년 1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김 대표는 지난해 DGB금융그룹의 스타트업 입주 육성 프로그램인 피움(FIUM) 랩 3기에 뽑혔다. 사무공간과 컨설팅을 지원받고 피움 랩 운영사인 와이앤아처 등의 도움으로 시드 투자도 받았다. 글로벌 스타 메이킹 플랫폼인 트윙플앱을 지난해 출시했다. 김 대표는 “이 앱이 32개국에 서비스되고 앱 다운 건수가 13만 건에 이른다”며 “가수 댄서 등 글로벌 K팝 스타를 각국 팬들이 키우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DGB금융그룹(회장 김태오)이 4차 산업혁명 시대 디지털금융을 선도하고 지역기업과의 협업을 통한 경제 활성화를 위해 2019년 시작한 피움 랩이 스타트업 육성에 성과를 내고 있다.
지방은행 최초의 핀테크센터로 출범한 FIUM은 핀테크(Fintech)의 F와 혁신(Innovation)의 I, 움(UM)트다의 의미를 담았다. DGB금융그룹 계열사가 협업해 핀테크 역량을 집중하고 관련 기업 및 지역 핀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컨설팅과 지원을 담당하는 허브다. 피움 랩은 지역스타트업 입주 육성 프로그램인 인큐베이터 트랙 및 우수 스타트업과 디지털 혁신 모델을 도모하는 오픈이노베이션 트랙 등 두 가지로 운영된다.
지난해 3기까지 달라라네트웍스 등 23개 기업을 선발, 육성했다. 올해 4기가 출범할 예정이다. 모집 대상은 모든 스타트업 분야로, 특히 올해에는 핀테크뿐만 아니라 메타버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금융과 융합적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스타트업이면 어디나 지원할 수 있다.
‘DGB 피움 랩’에 선발된 스타트업에는 공유 사무공간 제공과 함께 DGB금융그룹 계열사와 공동 사업 추진 등 실질적 협업 추진을 돕고 있다. 전문 액셀러레이터 운영사를 통한 외부 전문가 멘토링, IR 및 데모데이 행사를 통한 투자 연계를 비롯해 스타트업 성장을 돕고 있다. 특히 작년에는 벤처캐피털사인 하이투자파트너스가 DGB금융그룹의 계열사로 편입돼 피움 랩 스타트업에 투자를 진행하는 등 스타트업의 실질적인 성장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주거용 중심인 프롭테크 시장에서 상업용 부동산 가치 평가 솔루션을 개발해 스타트업계에서 주목받는 오아시스비즈니스(대표 문욱)도 DGB 피움 랩 3기 출신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DGB 피움 랩의 성과를 외부에 공개하는 IR 대회에서 최종 우승했다. 피움 랩 졸업 후 이 회사는 눈부신 성장을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사이에 총 6개 금융 건설 유통그룹에서 18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문욱 대표는 “그동안 금융회사나 건설사의 상업용 부동산 평가는 옆 단지의 건물을 참고하는 거래사례비교법에 의존했지만 우리는 800개의 변수를 인공지능 학습에 의해 미래가치를 환산하는 솔루션을 만들어낸 것이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상업용 건물과 관련해 블룸버그 같은 글로벌 지수를 만들어내는 것이 최종 목표”라며 “올해 30억원 이상의 매출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DGB금융의 피움 랩은 의사결정 속도가 빠르고 전담부서가 갖춰져 스타트업 육성에 대한 금융그룹 직원들의 자세가 남달랐다”고 평가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