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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향한 스타트업의 도전[VC 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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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가 스타트업들의 새로운 도전의 장이 되고 있다.

TV 화면에서 보던, 거대한 정지궤도 위성을 실은 로켓의 발사 장면은 우리 모두에게 경이로운 모습이었으며, 한 국가의 과학과 기술이 응집된 자긍심의 대표적 단면이었다.

이런 패러다임에 많은 변화가 나타나는 중이다. 민간이 주도하는 새로운 우주시대(New Space)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국가 방위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던 이전의 패러다임에서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상업적 개발 시대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전에는 막대한 공적자본을 투입한 우주 인프라와 대형 발사체 개발이 주를 이뤘다. 새로운 패러다임 하에서는 초소형 및 재사용 발사체 개발, 우주 관광, 우주 광물채굴 등과 같이 가장 효율적이고 경제성 높은 사업을 중심으로 민간 자본이 투입되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 제프 베이조스가 설립한 우주 탐사기업 블루오리진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 전 세계 우주 산업에는 약 55조원(463억달러, 스페이스캐피탈 자료)이 투자됐으며 전년 대비 55% 늘어났다. 벤처캐피털은 이 중에서 약 20조원을 328개의 우주 스타트업들에 투자했다. 대표적으로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로켓을 개발 중인 미국의 렐러티비티스페이스(Relativity Space)가 기업가치 4조7000억원으로 6억5000만달러(7000억원)을 투자받았다. 이 회사는 대형 3D 프린터와 자동화 공정을 활용해 기존 로켓 대비 부품수를 1/100수준으로 줄이고 제조기간도 60일 이내로 줄여 로켓 제조 공정을 단죽시켰다.

또 소형 발사체를 개발하는 미국의 ABL 스페이스 시스템이 기업가치 2조6200억원으로 약 2200억원 규모를 투자받았다. 이 회사는 록히드마틴과 50회 이상의 발사를 수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위성 개발과 우주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원앱 역시 한화시스템 등으로부터 3350억원 규모를 유치했다. 전 세계 우주 스타트업에 쏠린 관심을 잘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 최근 많은 우주 산업 분야의 스타트업들이 성공적으로 자본시장에 상장했다. 스페이스X의 대항마로 불리는 소형 발사체 선두기업 로켓랩이 지난해 8월 스팩합병을 통해 나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우주 궤도발사에 성공한 아스트라스페이스도 나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미국 투자사 아크인베스트먼트는 우주 ETF(ARKX)를 만들어 막대한 재원을 우주관련 테크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우주 산업 분야에 대한 높아진 관심을 고려할 때, 많은 스타트업들이 속속 자본시장에 데뷔해 몸값을 높여갈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서도 우주 스타트업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상장사 쎄트렉아이를 필두로 이노스페이스, 페레지에어로스페이스 등이 우주 산업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정부도 우주개발진흥법 개정을 통해 우주 스타트업 지원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2015년께 우주 청소 스타트업인 일본의 아스트로스페이스(현재까지 총 1조9000억달러 조달) CEO를 중국 상해에서 만났을 때 우주 산업에 대한 비젼과 거대한 잠재력에 큰 감명을 받았다. 또 2018년 필자가 카이스트에서 처음 만난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는 설립 초기 스타트업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가벼운 발사체 개발에 대한 꿈을 가지고 해외에서 카이스트로 역으로 유학 온 패기있는 과학도를 보면서 한국에서도 우주 스타트업들이 넓은 무대에 도전해볼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초기에 깃발을 들고 투자를 시작했을 때 주위의 시선은 보수적이었다. 물론 아직 우주 발사까지의 벽은 높지만 창업자들의 헌신적 노력과 소형 발사체에 대한 글로벌 수요를 고려할 때 머지 않아 꿈이 실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말 제주도에서 로켓 시스템 검증을 위한 발사에 성공하고 본격적인 우주 발사를 위한 개발에 연구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1~2년 안에 로켓이 우주로 날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뛰어난 과학도들의 과감한 도전, 정부의 적극적 지원, 그리고 벤처캐피털들의 적극적 투자가 병행되면 팝 음악의 변방에서 21세기 비틀즈로 성공한 한국의 BTS처럼 세계를 놀라게 할 한국 우주 스타트업들이 머지 않아 나타날 것이다. 그런 시기가 속히 오기를 기대한다.

정리=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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