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저가 있는 대구 달성군에서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던 중 소주병이 날아드는 소동이 벌어졌다. 박 전 대통령은 소주병 투척에도 미소를 잃지 않으며 "제가 많이 부족했고 실망하게 했다"라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한 박 전 대통령은 24일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 달성군에서 "돌아보면 지난 5년의 세월은 저에게 무척 견디기 힘든 그런 시간이었다"며 "정치적 고향이자 마음의 고향인 달성으로 돌아갈 날을 생각하며 견뎌냈다"라며 대국민 메시지를 전했다.
하지만 이 순간 일대 소동이 일었다. 박 전 대통령을 마중 나온 인파 속에서 소주병이 날아들었고, 경호 인력들은 돌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박 전 대통령을 둘러쌌다. 소주병을 던진 40대 남성 이모 씨는 현장에서 폭행 혐의로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박 전 대통령은 갑작스러운 소주병 투척에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는 "이야기가 끊겼다"고 웃어 보이면서 "제가 많이 부족했고 실망하게 했음에도 이렇게 많은 분이 오셔서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라고 발언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24년 전인 1998년 낯선 이곳 달성에 왔을 때 처음부터 저를 따뜻하게 안아주고 보듬어주신 분들이 바로 이곳의 여러분들"이라며 "제가 대통령으로 있으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한다고 했지만 이루지 못한 많은 꿈이 있다. 제가 못 이룬 꿈들은 이제 또 다른 이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했다. 지난해 11월 22일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해 지병 치료를 받아온 박 전 대통령은 최근 통원 치료가 가능할 정도로 건강 상태를 회복해 의료진으로부터 퇴원 권고를 받았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