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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글로벌 명품 업체가 타격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러시아 내 명품 사업이 어려워진 데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전 세계적 경기 둔화로 글로벌 명품 소비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서다.
22일(현지시간) 투자전문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의 클라우디아 다르파지오 명품 담당 책임자는 "러시아의 통화 가치가 폭락하고 여러 규제로 인해 러시아 내 명품 소비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시아는 전 세계 명품 시장의 약 2~3%를 차지한다. 77억달러(약 9조3460억원) 규모다. 세계 최대 명품업체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는 러시아에서 124개 매장을 일시적으로 폐쇄했다. 구찌를 보유한 프랑스 케링그룹과 에르메스, 프라다 등도 러시아에서의 사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명품 산업에 더 큰 위협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세계적 경기 둔화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명품 기업의 러시아 매출 의존도는 크지 않지만 이번 전쟁으로 인해 경기가 둔화되면 명품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미국 투자회사 번스타인의 루카 솔카 애널리스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비용과 인플레이션이 치솟아 미국과 유럽의 경제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다"며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이 명품 소비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데리카 레바토 베인앤컴퍼니 분석가도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 관광 산업 중단 및 여러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유럽과 북미에서 소비자들의 소비 의욕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고 결국 전 세계적으로 명품 소비가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쟁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명품 소비에 죄책감을 느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앙투안 벨지 BNP파라바스 애널리스트는 "전쟁이 명품 소비자들 사이에 죄책감을 유발해 소비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에 상장된 LVMH의 주가는 올해 들어 약 11.9% 하락했다. 케링그룹과 에르메스의 주가도 올해 들어 각각 15.7%, 20.8% 떨어졌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