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 21일 13:5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3위 햄버거프랜차이즈 업체인 버거킹 매각에 나선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너티)가 인수자에게 최대 5000억원 규모 '스테이플 파이낸싱(Staple financing·매도자 금융)'을 지원한다. 인수대금의 절반 가까운 금액을 기존 금융기관이 맡아주면서 국내 기반이 없는 해외 후보들까지 폭넓은 참여를 유도해 거래 흥행을 이끌어내려는 전략이다.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어피너티는 기존 버거킹 인수과정에서 인수금융을 맡은 KB증권을 통해 스테이플 파이낸싱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인수 후보들에게 안내하고 있다. KB증권은 현재 버거킹의 희망 매각가로 거론되는 1조원의 절반수준인 최대 50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한도를 열어둘 계획이다.
스테이플 파이낸싱은 매각자가 기업 인수합병(M&A)과 관련된 대출 자문과 주선 등의 프로세스를 미리 진행해 인수자의 자금 부담을 덜어주는 금융기법이다. 매도자가 매수자에 금융문제까지 해결해 스테이플러로 콕 찍어 매각한다는 영미식 표현이다. 2017년 칼라일의 ADT캡스 매각 과정에서도 활용됐지만, 최근 저금리 국면에선 크게 활용되진 않았다. 각 금융사들의 인수금융 경쟁이 치열해 기존 매각 측 금융기관보다 경쟁을 유도해 유리한 조건을 따내기 수월했기 때문이다.
버거킹 매각 측은 인수후보군을 확대하려는 전략적 차원에서 해당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스테이플 파이낸싱을 제공하면 자금력이 크지 않은 후보나 해외에 거점을 둔 후보들도 입찰에 참여하기 수월해진다. 시장상황이 불안해 인수측이 자금조달이 쉽지 않을 때도 주로 활용된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후 거래 종결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점도 이점으로 꼽힌다. 인수 측이 이를 활용할 의무는 없다.
현재 버거킹 인수전에 뛰어든 후보군으론 KKR 등 글로벌사모펀드(PEF)와 일본계 대형 종합상사로 꼽히는 소지쯔 등이 거론되고 있다. 잠재 후보군으로 거론된 CVC, 베인캐피탈 등은 거래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