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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선 부실관리·코로나 대란에도 책임지는 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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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 부실관리 논란에 휩싸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내홍(內訌)이 점입가경이다. 대선 직후 전국 시·도 선관위와 중앙선관위 소속 상임위원 15명이 노정희 위원장에게 책임지고 사퇴할 것을 요구했고, 이번엔 일부 직원이 ‘그런 상임위원들은 책임이 없느냐’며 들고 일어났다. 2900여 명의 중앙선관위 직원이 이용하는 내부 익명게시판은 이런 상호비방 글로 도배돼 흡사 ‘내전(內戰)’을 방불케 한다는 소식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늦었지만 이제라도 노 위원장이 빨리 물러나고 책임 시비를 매듭짓는 게 맞다. 선거관리 총책임자가 “앞으로 더 잘하겠다”며 담당 실·국장만 경질하고 어물쩍 넘기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세계 최고 수준 선거시스템을 자랑하던 선관위를 소쿠리·비닐봉지 투표함으로 전 세계의 조롱거리로 만든 것도 모자라, 조직까지 와해 직전으로 몰아넣고도 뭉갤 수 있는 것인가. 더구나 대선보다 더 많은 인적·물적자원을 투입해야 할 지방선거가 불과 72일 앞이다. 조직 정상화와 신뢰 회복, 원활한 다음 선거 관리를 위해 노 위원장 스스로 당장 거취를 분명히 하는 게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다.

따지고 보면 노 위원장으로선 억울할 수도 있겠다. 숱한 거짓 해명과 정치적 발언, 편파 인사 등으로 사법부 신뢰를 진흙탕으로 끌어내린 김명수 대법원장도 꿋꿋이 자리를 버티고 있는 게 현실이다. 또 ‘K방역’ 자랑 때는 맨 먼저 나서던 대통령도 작금의 오미크론 위기 사태에 봉착해선 별 말이 없다. 더구나 이번 위기는 치료제도, 위중증 병상도 충분치 않은데 덜컥 방역부터 풀어 문제를 더 키운 인재(人災)에 가깝다. 그 결과 세계 1위 확진자, 2위 사망자를 내고, 유족들이 장례식장과 화장장을 못찾아 분노와 울분을 토하는 처지다. 그랬으면 누군가 도의적 책임이라도 져야 정상적인 정부가 아닌가.

그런데도 임기 말까지 ‘자화자찬 모드’라니 할 말을 잃게 한다. 청와대가 어제 공개한 ‘문재인 정부 국민보고’ 웹페이지는 집권기간 중 한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했다는 등 ‘낯 뜨거운’ 자랑거리로 가득하다. 지난 5년간 부동산 가격 폭등과 일자리 참사, 국론 분열 등 끝없는 실정(失政)으로 유권자의 심판을 받은 게 불과 며칠 전인데도 말이다. 이런 정부에 책임 있는 자세를 기대하기 어렵지만, 자화자찬을 하더라도 때를 봐가며 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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