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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없이 추락하던 홍콩항셍지수가 최근 사흘간 17% 급반등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중국 증시가 드디어 바닥을 찍은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상승 추세로 돌아서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 낙폭과대 성장주는 ‘저가 매수 기회’라고 평가했다.
당국 구두 개입으로 반등
18일 홍콩항셍지수는 0.41% 내린 21,412.40에 마감했다. 14~15일 이틀간 10% 급락하며 18,415까지 밀렸지만 16일(9.08%), 17일(7.04%) 이틀 연속 급등하며 21,500선을 회복했다. 기술주 중심의 홍콩항셍테크지수는 16일(22%)과 17일(7.7%) 이틀 연속 오르는 등 유례없는 상승세를 나타냈다.상하이종합지수도 16일 장중 3000 초반 선까지 하락했지만 3거래일 연속 오르며 3251까지 반등했다. 그동안 중국 증시가 급락한 것은 코로나19 확산과 미·중 갈등이 겹쳤기 때문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 5개를 ‘임시 상장폐지 리스트’에 올린 점이 대형 악재로 작용했다.
주가가 반등한 것은 정부가 구두 개입을 통해 증시 부양 의지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류허 부총리는 중국 기업 상장폐지 이슈와 관련해 “미국 당국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플랫폼 기업 반독점 규제와 관련해서는 “규제를 이른 시일 내에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동학개미의 플랫폼주 사랑
국내 투자자들이 중국 주식 쇼핑에 나선 것은 코로나19 이후 펼쳐진 급등장에서다. 플랫폼, 전기차, 친환경 등 미래 먹거리로 가득한 중국 주식은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실제로 국내 투자자들이 사들인 종목은 작년 초까지 가파르게 오르며 믿음에 보답했다.하지만 ‘공동부유(다 함께 잘살기)’를 내건 중국 정부가 대대적인 규제에 나서면서 급락세로 전환했다. 국내 투자자들이 주로 보유한 알리바바, 텐센트 등 플랫폼주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미국 정부가 자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을 퇴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투자심리는 더욱 위축됐다.
알리바바는 2020년 10월 고점 대비 70% 하락했다. 바이두는 작년 2월과 비교해 58% 떨어졌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핀둬둬(전자상거래)와 다다넥서스(음식배달)는 고점 대비 10분의 1토막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알리바바 텐센트 저가 매수?
전문가들은 증시가 반등해도 박스권에 갇힐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중국 경제가 둔화하고 있고, 미국의 대중국 제재와 관련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 1년간 급락한 플랫폼주는 저가 매수에 나서도 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아직 규제의 영향이 있는 만큼 종목별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 게임과 교육 분야는 공동부유와 관련 있어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소비와 구매력에 따라 광고 매출을 회복할 수 있는 전자상거래 기업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전기차, 태양광 등 친환경주는 단기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비용이 상승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4분기에는 주도주로 복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 대표 친환경주로는 CATL(배터리), 융기실리콘자재(태양광), 창신신소재(2차전지분리막), BYD(전기차) 등이 꼽힌다.
펀드 통한 분산 투자도 가능
펀드를 선택한다면 홍콩과 중국 시장에 골고루 투자하는 것이 좋다. 홍콩과 중국 본토 시장은 구성 종목과 투자자들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홍콩은 외국인 비중이 50%에 달하고 텐센트, 알리바바 등 플랫폼 기업 비중이 높다. 본토는 현지 기관과 개인 투자자가 대부분이다.중국 본토에 투자하는 펀드로는 KB중국본토A주펀드가 있다. 이 펀드는 2017년 설정 이후 124%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기술주 펀드로는 KB통중국4차산업펀드가 있다. 김대영 KB자산운용 글로벌애쿼티실장은 “변동성이 높은 시기에는 여러 개의 펀드에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것이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상장지수펀드(ETF)도 추종지수별로 다양한 상품이 출시돼 있다. 중국 본토에 투자하고 싶으면 CSI300지수(상하이선전300) 추종 상품을 찾으면 된다. 기술주 ETF로는 KODEX차이나항셍테크, TIGER차이나항셍테크 등이 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