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물 유통 스타트업 정육각이 식품기업 대상이 운영하던 유기농 신선식품업체 초록마을을 900억원에 인수했다. 축산물과 온라인에 강점이 있는 정육각은 초록마을 인수를 통해 전국 주요 핵심 상권의 오프라인 유통 거점을 확보하고, 농산물로 취급 품목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정육각은 대상홀딩스와 특수관계인이 소유하고 있는 초록마을 지분 99.57%를 9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정육각은 인수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제3자 대상 유상증자를 실시할 예정이다. 프리미어파트너스와 스톤브릿지벤처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등이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설립된 정육각은 축산물을 시작으로 수산물 등으로 취급 품목을 확장해온 7년차 온라인 커머스 스타트업이다. 직접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적용한 스마트팩토리를 운영하며 기존 축산물 유통 구조를 혁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농장-도축장-육가공 공장-도매-세절 공장-소매점’으로 이어지는 공급망을 ‘농장-도축장-육가공 공장-정육각’으로 대폭 간소화했다. 질 좋은 신선식품을 소비자에게 빠르게 전달하는 ‘초신선’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1999년 설립된 초록마을은 국내 친환경 유기농 식품 시장을 개척해온 업체다. 전국 400여 개 매장을 기반으로 국내 유기농 식품 시장을 선도해왔다.
정육각은 오래전부터 초록마을 인수를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정육각과 초록마을은 취급하는 상품이 다르지만 신선함과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공동의 타깃이다. 초록마을은 고가의 유기농 제품을 취급해 수도권 내 소득 수준이 높은 핵심 상권에 오프라인 판매 거점을 갖추고 있다. 초록마을을 인수하면 이 같은 오프라인 유통망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축산물 이외에 유기농 농산물로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다.
정육각은 스마트팩토리 제조 역량을 활용해 초록마을 브랜드(PB) 상품군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자체 구축한 물류 솔루션 ‘정육각런즈’를 이용해 라스트마일(최종 목적지까지 가는 마지막 구간) 물류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김재연 정육각 대표는 “온·오프라인, 축산물과 농산물·가공식품 등 각자의 장점이 명확하게 다른 두 기업이 원팀으로 만났다”며 “세상에 없던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해 식품 시장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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