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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로봇·메타버스가 신성장동력…AI·5G M&A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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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주주총회에서 로봇과 메타버스 사업을 신성장 사업으로 적극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인공지능(AI), 5세대(5G) 이동통신, 자동차 전자장비 부문 인수합병(M&A)도 추진하기로 했다.

갤럭시S22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 논란과 주가 부진 등으로 예민해진 주주들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뚜렷한 미래 비전을 내놓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로봇·메타버스 기기 출시 예고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16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주총에서 “신사업 발굴의 첫 행보는 로봇 사업”이라며 “로봇을 고객 접점의 새로운 기회 영역으로 생각하고, 전담 조직을 강화해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부회장은 또 “고객이 언제 어디서든지 메타버스를 경험할 수 있게 최적화된 메타버스 디바이스와 솔루션을 개발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시장에선 새로운 성장동력 부족을 삼성전자 주가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원인으로 꼽아왔다. 전장업체인 하만을 인수한 이후 이렇다 할 M&A 소식도 없어 경쟁 업체에 비해 미래 사업 대비에 소홀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한 부회장이 주총에서 로봇과 메타버스를 신성장 사업으로 꼽은 것도 이런 지적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로봇은 삼성전자의 신성장동력 후보군으로 자주 거론되는 분야다. 2020년 말 조직개편에서 로봇사업화 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다. 지난해 말에는 조직개편을 통해 로봇사업팀으로 격상시켰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1년여의 테스트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로봇 사업에 뛰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부회장은 “다양한 영역에서 로봇 기술을 축적해 미래 세대가 ‘라이프 컴패니언’ 로봇을 경험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메타버스 기기 출시도 머지않았다는 분석이다. 한 부회장은 지난달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2’ 전시장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메타버스 플랫폼 디바이스가 요즘의 화두로, 잘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M&A 계획도 언급했다. 한 부회장은 “사업 영역이나 규모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으며 인공지능, 5G, 전장 등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M&A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주들 송곳 질문에 진땀도
이날 삼성전자 주총엔 역대 최대 인원이 모였다. 900여 명이 참석한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1600여 명의 개인 주주가 주총장을 찾았다. 2030세대 주주도 여럿 눈에 띄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소액주주가 2020년 말 약 215만 명에서 지난해 말 504만 명(보통주 기준)으로 급증하면서 젊은 주주들의 주총 참여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영진은 주주들의 송곳 질문에 진땀을 빼기도 했다. 한 주주가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22의 게임 성능을 강제로 저하하는 GOS 논란에 대해 사과할 의향이 있는지 묻자 한 부회장은 단상 앞으로 나와 90도로 고개를 숙였다. 그는 “고객 여러분의 마음을 처음부터 헤아리지 못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노조를 비판하는 주주들도 눈에 띄었다. 한 주주는 “노조가 기본급 15% 인상 등을 요구하는데 귀족노조라는 인상을 주지 않기를 바란다”며 “노사 임금협상을 할 때 주주가치에 부합하는지 생각해달라”고 경영진에 주문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 시장 철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한 부회장은 “현재 러시아에 제품 공급을 중단한 상태”라며 “사업에 끼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컨틴전시 플랜을 수립해 대처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는 주총 직후 이사회를 열고 사외이사인 김한조 전 하나금융공익재단 이사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수원=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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