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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최대 보험사 사로 잡은 한국계 스타트업…"3000km 떨어진 곳에서 트럭 사고율 낮춰드립니다" [황정수의 인(人) 실리콘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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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경영자들은 자켓이나 정장을 자주 입지 않는다. 자유로운 분위기 영향으로 공식 행사 때도 회사 로고 등이 새겨진 후드티나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등장한다. 최근 캘리포니아주 산호세 플리트업(FLEETUP) 본사에서 만난 에즈라 곽 대표(CEO)는 조금 달랐다. 잘 정돈된 짧은 머리에 자켓에 셔츠를 입은 모습이었다. 회사 소개를 위한 파워포인트 자료까지 모니터에 띄워놓고 있었다. '준비된 사업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곽 대표는 물류에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같은 최첨단 기술을 접목시켜 '전통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가 2013년 창업한 플리트업은 트럭운송업체 등 물류기업에 자동화 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해 생산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고객사는 캘리포니아의 물류업체부터 멕시코 최대 보험사까지 다양하다.

사업 확장의 비결로 곽 대표는 '철저한 준비'를 꼽았다. 그는 CEO지만 직접 현장에 자주 간다. 고객사 임직원들로부터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산업 트렌드를 예측하기 위해서다. 매출의 대부분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며 기술 고도화에 집중했다. 미래의 사업 기회를 잡으려면 무엇보다 기술이 준비돼야한다고 판단해서다.

곽 대표의 생각은 맞았다. 플리트업은 창업 초기부터 고객들의 의견을 반영해 '엔진 데이터' 중심 트럭 트래킹 기술을 빠르게 고도화했다. 3년 뒤 미국 정부는 2016년 트럭 추적 방식을 엔진 데이터로 정했다. 이를 발판으로 플리트업은 추적 및 운영 자동화 기술을 더욱 발전시켰고, 최근엔 까다롭기로 유명한 중동과 중남미 국가 정부까지 고객으로 확보했다. 곽 대표는 "AI 기반 오퍼레이션의 최고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류 트럭 관리에 '자동화 기술' 도입...고객 생산성 증대
▶플리트업은 어떤 업체죠.
“물류 시장은 물류 체계를 자동화하는 ‘솔루션’과 목적지까지 운반하는 ‘운송’ 두 개로 나뉩니다. 이동 때 운송 수단을 활용하는 데, 5대 이상 모이면 플리트(fleet)라고 부르죠. 플리트업은 플리트 사업에 자동화를 제공하는 업체입니다.”

▶자동화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죠.
“트럭 운전사, 컨테이너, 트레일러 장비 등 운송수단과 관련된 자원에 대한 관리를 매일 합니다. ‘회사 운영’에 대한 자동화죠. 예를 들어 고객사 트럭 플리트가 샌프란시스코에서 마이애미로 운송을 할 때, 플리트를 컨트롤하고 그 방법을 자동화, 매뉴얼화하는 겁니다.”

▶운행 차량 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흔히 차량만 관리하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물류 관리는 아주 복잡합니다. 트럭, 컨테이너, 운전자, 물류 장비, 냉장차 등을 모두 다 관리한다고 보면 됩니다. 이 때 사물인터넷(IoT) 디바이스들을 활용하죠. 고객사는 모바일 앱을 통해서 1000대 이상을 실시간으로 컨트롤 가능합니다.”

▶쉽지 않은 기술 같은데 어떻게 구현하셨죠.
“과거엔 GPS로 차량 위치를 파악하는 정도였는데 2015년부터 기술이 고도화됐어요. 엔진 데이터에 운전자의 실시간 상황을 파악하는 게 가능하고요, 이 데이터를 고객사에게 실시간 제공합니다. 이 데이터를 통해서 플리트 운영에 대한 효율성을 높입니다. 고객사들은 또 서비스 수준을 높일 수 있고요 당연히 실적도 크게 증가할 수 있겠죠.”

▶현장 구현 사례를 말씀해주시면 이해가 빠를 것 같습니다.
“건설 관련 고객사들도 많습니다. 펜실베니아에 있는 건설업체가 플리트업을 통해서 텍사스의 현장을 관리하는 거죠. 자재 운반부터 현장 장비 등에 대한 운영과 관리를 원격으로 할 수 있습니다. 굉장히 많은 자원을 디지털로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 수 있어야해요. 이런 과정을 플리트업이 지난 3년 간 굉장히 빠르게 진행을 했고 글로벌업체 중 선두그룹에 플리트업이 포함돼있습니다.”

▶회사 현황이 궁금합니다.
“직원 지난달 기준 140명입니다. 엔지니어들은 실리콘밸리, 중국, 인도, 우크라이나 등에 있습니다. 글로벌 엔지니어링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세일즈 사무실은 LA랑 멕시코, 칠레에 있습니다.”
물류 운영 자동화 기업 '각광'...매출의 30배 이상을 기업가치로 인정
▶업계의 경쟁상황이 어떤가요.
“제일 큰 회사가 버라이즌입니다. 업계 1~3등을 인수해서 ‘버라이즌커넥트’를 만들었죠. 300만개의 플리트 커넥션을 관리합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중순에 샌프란시스코에 본사가 있는 ‘삼사라(samsara)’가 상장을 했습니다. 업계 5위 정도로 매출이 3억달러 정도인데 기업가치는 115억달러를 인정 받았어요.”

▶삼사라가 기업가치를 상당히 높게 인정 받을 수 있었던 비결이 뭘까요.
“플리트업의 비즈니스는 B2B(기업 간 거래) SasS(기업용 소프트웨어)입니다. 요즘 기업가치를 가장 크게 인정 받는 산업이죠. 전형적인 SaaS업체인 세일즈포스의 기업가치는 매출의 30배 이상 인정 받고 있어요. 이런 게 운송에서도 시작된거죠.”

▶플리트업은 삼사라와 비교해 어느 정도 위상을 갖고 있나요
“저희는 올해 말 정도에 삼사라의 20%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플리트업의 강점은요.
(곽 대표는 한 운송 고객사의 앱 화면을 사무실 모니터에 띄웠다. 현재 화물차 동선 뿐만 아니라 운전 중인 운전사의 실시간 화면, 차량의 엔진 상태, 연비 등이 집계된 화면이었다)
“GPS 트래킹은 통신으로 치면 2G 정도입니다. 플리트업은 5G 스마트폰이죠. 모든 플리트에 대한 고도화된 관리가 가능합니다. 엔진과 현장에 대한 비디오 등 엄청난 데이터를 저희가 분석해서, 예컨대 트럭의 연비가 안 좋다면, 왜 안 좋은지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운행 트럭 연비 실시간 분석해 비용 절감 유도
▶트럭의 연비가 안 좋다면 그 원인을 실시간으로 파악 가능할까요.
“네. 저희 프로그램을 통해서, 고객사의 운영담당자는 저희 앱을 통해서 뉴멕시코에서 달리고 있는 트럭을 심층분석해요. 기름이 낭비되고 있다면, 지난 한 달 간 어느 정도 기름을 썼는지, 연비 하락이 과속 때문인지, 바람이 많이 불어서 그런지, 아니면 정비 상의 문제가 있어서 그런지 파악합니다. 그리고 운전을 효율적으로 하는 ‘톱5 운전자’등을 선별해서 회사에 알려줄 수 있죠. 데이터만 주는 게 아니라, 분석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게 차별점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자면 SaaS 플랫폼을 제공하는 겁니다.”

▶이런 시스템을 버라이즌, 삼사라 등은 안 하나요.
“합니다만 고도화 수준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플리트업의 강점은 고도화된 솔루션이 장점이죠. 그래서 물류에서 가장 중요한 ‘퍼스트마일’ 운송 관리에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미들마일과 장거리운송도 잘 합니다. 예를 들어 LA 롱비치항에 컨테이너가 들어오면 그걸 내리고 운송을 시작하는 부분부터 관리하는거죠. 이 때 장비 하나가 200만달러가 넘습니다. 이런 쪽에 특화돼있습니다. 삼사라는 퍼스트마일보다는 미들마일부터 하고 있죠.”

▶스타트업을 창업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석사까지 물리학을 했어요. 물리학자가 될 줄 알았죠. 병역특례로 서울 삼성동에 있는 작은 업체에서 소프트웨어엔지니어를 하면서 인생이 바뀌었습니다.”

▶물리학 전공인데 어떻게 소프트웨어엔지니어로 일했죠
“물리학인데 실험을 못하는 부분이 많아요. 그런 것들을 다 시뮬레이션하는 게 전공이었어요.한국과학재단에서 독일과학재단으로 교환학생을 보냈는데 그 때 슈퍼컴퓨팅랩을 가서 3개월 동안 소스코드도 배웠죠. 독학으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도 공부했고요. 제가 물리학 전공이다보니 디바이스와 소프트웨어의 경계가 없었습니다. 그게 더 큰 장점이 됐습니다.”
칠레 시외버스 관리시스템 수주한 게 전환점
▶어떤 일을 하셨나요.
“2003년 해외사업을 맡았습니다. 17개국 이상의 해외 정부와 통신사, 금융사들의 시스템 솔루션을 개발했어요. 그러다가 2005년 칠레 정부의 요청을 받아서 GPS 베이스의 ‘고속 시외버스와 운전자 관리시스템’을 수주하고 엔지니어와 컨설턴트로 참여한 게 전환점이 됐습니다. 맞물려서 2005년 실리콘밸리의 미국 지사장으로 왔어요.”

▶왜 칠레 정부가 버스 관리 시스템에 관심을 뒀나요.
“칠레는 남북으로 긴 나라죠. 버스 시스템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그만큼 운전자 관리도 중요했죠. 정부가 밀어 붙이니까 4개월 만에 칠레 대부분의 시외버스회사가 우리 시스템을 썼습니다. 당시엔 구독 라이센스 같은 개념은 없었고 그냥 ‘비싸게 팔았다’는 데 만족했죠.”

▶버스가 발달돼있다면 칠레에서 트럭에 대한 수요도 있었겠네요.
“네 2011년에 칠레 정부가 업그레이드해달라는 요청을 해서 다시 갔어요. 그런데 버스회사와 트럭회사를 같이하는 분이 ‘사실 트럭이 더 큰 문제다. 그런데 트럭은 시스템이 없어서 사고 안나길 기도할 수 밖에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어떤 문제를 주로 이야기하던가요.
“특히 연비를 측정할 수 있는 엔진 데이터가 없다고 하소연을 하더라고요. 충격이었죠. 이후 엔진과 관련한 데이터 업체들을 만났는데, 승용차는 엔진 데이터가 나오는 데 트럭은 표준화된 것도 없고 데이터도 없더라고요. 엔진 데이터 관련 디바이스와 솔루션도 없었습니다. 시장이 되겠다고 판단을 해서 2013년 4월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어요. 그리고 스탠퍼드대 도서관에서 일주일 간 고민하고선 그해 6월 엔진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Fleet Management System' 업체를 창업했습니다.”

▶스탠퍼드에서 한 주 간 뭘 생각하셨어요
“제일 중요한 건 제가 가슴이 뛰는, 열정이 향하는 곳에서 일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시에 웨어러블디바이스가 붐이었고 모바일이 팬시해보이긴 했는데, 1주일 생각한 건 결론은 열정이 향하는 것을 하지 않으면 10년 못 한다는 거였죠. 또 창업을 해서 어떤 솔루션을 만들고 개발한다면 필수 산업군에 적합한 솔루션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열정이 향하는' 산업에서 창업해야 10년 이상 즐겁게 일한다
▶첫 사업은 칠레에서 시작했겠네요.
“네, 지금도 칠레는 주요 시장입니다. 구리광산 물류가 중요해요. 남북으로 긴 데 철도가 없고 물류의 중심은 트럭입니다. 칠레로 가서 집중 공략했어요. 고객이 100개씩 들어오더군요. 당시 칠레에서 GPS 측정은 실제와 2~5분 정도 차이가 났는데 저희는 10초로 실시간 운영 솔루션이었스빈다. 엔진 데이터 솔루션이 주요했습니다. 2015년부터는 미국, 남캘리포니아(남가주)를 중심으로 시작했습니다.”

▶미국에서 사업이 커지게 된 결정적 계기가 있었다고요.
“네 2015년 중반에 한 고객이 저를 불러서 ‘미국 정부가 트럭 트래킹을 전자화하는 법을 만들건데, 엔진 데이터를 써야한다고 한다. 너희가 준비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하시더라고요. 그 때 난리가 났던게 GPS가 아닌 엔진데이터로 트래킹을 하라는 내용이었죠. 트럭 솔루션업체들이 ‘GPS도 가능하게 해달라’고 했는데, 2016년 결국 엔진데이터로 사인이 났습니다. 2년 유예기간을 주고 시행하는 내용이었죠.”

▶플리트업엔 상당히 긍정적인 뉴스였겠네요.
“저희가 가장 먼저 '할 수 있다'고 등록하니까 미국 정부가 ‘너희 제대로 만들었냐’고 의심할 정도로 앞서나갔어요. 당시 기술력은 있었는데 자금이 부족했죠. 버는 족족 R&D에 투자했어요, 그 때쯤에 엔젤투자자로부터 휴맥스를 소개 받아서 투자를 받았죠. 이후 지금까지 솔루션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휴맥스는 셋톱박스로 유명한 업체로 기억하는데요.
“휴맥스는 2013년부터 사업 방향을 모빌리티 쪽으로 바꿨죠. 이후 해외 진출을 위해 투자를 활발하게 합니다. 변대규 휴맥스 회장님, 김태훈 사장님 모두 기업가정신, 해외 사업개발 쪽에 열려 있는 분들이셨습니다.”

▶시장 점유율 확대보다 R&D에 주력하는 이유는요.
“시장 확대는 언제든지 할 수 있어요. 기술 고도화에서 뒤쳐지지 않고 우리만의 가치를 제시할 수 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미국 멕시코 칠레 중동 등 이 지역들을 중심으로 현재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유저인터페이스를 예쁘게 하는 것보다 확실히 고객이 의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엔진 데이터 기반 위치추적 최고 기술 보유…휴맥스가 선제 투자
▶중동사업에 대해서 소개해주신다면요.
“한 정부의 사업입니다. 정부 출자기업과 함께 하고요. 전체 국경으로 들어오는 컨테이너와 이를 운반하는 트럭을 모두 컨트롤 하는 겁니다.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플리트업은 물류의 앞단 ‘퍼스트마일’에 강합니다. 이런 점을 인정 받은거죠”

▶중남미에서도 좋은 소식이 나올 것 같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중동과 비슷해요. 물류 시스템을 고도화하려는 한 국가 정부의 사업입니다.”

▶정부 사업은 이윤이 적지 않나요.
“턴키로 수주하면 괜찮은 사업입니다. 보증 기간도 길고요. 구독 중심 사업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물류 시스템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됐죠. 컨테이너선 하루 지체되면 하루 손실이 5조원 정도 생겨요. 이러니까 정부가 나서게 됐고, 이게 국가보안과도 연결이되면서 미리 준비한 플리트업이 수주를 할 수 있는거죠.”

▶멕시코에선 특이하게 보험사를 고객으로 확보했다면서요. 보험사가 왜 물류 관리에 관심을 둘까요.
“퀄리타스라는 가장 큰 보험사입니다. 서클K라는 편의점, 제약사 사노피, 코카콜라 같은 고객사들은 트럭을 많이 갖고 있죠. 퀄리타스 입장에선 고객사 트럭이 사고를 덜 내는 게 중요합니다. 고객사 트럭 170만대 중에 고위험군 20%, 즉 35만대 정도에서 손실이 발생한다고 해요. 퀄리타서는 플리트업 플랫폼을 고객사들에게 ‘플리트업을 장착하라, 그렇지 않으면 연 보험료를 크게 인상하겠다고 제시합니다.”
고객 사고율 낮추기 위해 보험사가 먼저 찾아
▶보험사가 플리트업 서비스를 고객에게 장착시켜주고 돈도 낸다고요. 이해가 안되는데요.
“보험사 입장에선 플리트업을 통해서 고객사의 트럭 운용 효율성을 높이고 사고율을 낮추는 게, 훨씬 더 이익이기 때문이죠. 플리트업을 통해서 고객사에 ‘이런 부분은 고쳐라’ 등등의 개선책을 주고 실행에 옮기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는거죠. 실제 고객사의 사고 횟수가 줄어서 퀄리타스가 상당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주요 정부나 기업들을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는 비결이 있다면요.
“한 달에 두 번 이상 직접 해외 현장을 찾아가서 많이 만나고 듣습니다. 고객들의 관심이 어디로 향하는지 파악하죠. 고객사들은 ‘자동화되고 내 삶을 편하게 할 수 있는 솔루션’을 찾아요. 플리트업은 그 방향으로 계속 진화해나가는거죠.”

▶창업하니까 무엇이 가장 힘들던가요
“도시에 살다가 팬티 하나 걸치고 정글을 뛰는 느낌, 타잔이 됐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코끼리도 있고 침팬지도 있고 떨어지면 악어한테 잡혀 먹는거죠. 익사이팅하고 긴장감도 크고 당연히 책임감도 큽니다. 투자자에 대한 책임도 있지만, 스타트업에 열정을 쏟은 직원들이 많아요. 다 보상은 못하더라도, 직원들이 비전을 놓지 않게 해주고 싶습니다.”

▶트럭이 관리하는 주요 운송 수단인데요. 전기트럭의 성장성에 대해선 어떻게 보시나요.
“기사에선 전기트럭에 대한 긍정적인 이야기가 나오지만 현장에선 ‘아직’입니다. 우선 충전인프라죠. 아침에 나갔다 저녁에 돌아오는데, 한 번 충전으로 부족합니다. 주행거리 700마일 이야기하는데, 물건 실으면 300마일도 안나옵니다. 그리고 충전을 하려면 ESS를 써야하는데, 전기 끌어와야하죠, 공사비용도 수백만달러입니다. 로컬 딜리버리 이외엔 아직 못 합니다. 대학 캠퍼스 내 돌아다니는 교통수단 정도를 뛰어넘는 수준이 아직은 안 되고 있죠. 2024년까지는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사고 문제도 크겠네요.
“네 보험 문제가 큰 걸림돌이죠. 배터리에서 화재라도 발생하면 보험사가 보험을 해줄까요. 정부가 자율주행차 블랙박스를 의무화하는 식의 정책도 필요합니다.”

▶나중에 자율주행 전기트럭이 고도화된다면 어떻게 하실 계획입니까.
“플리트업은 테크놀로지 컨설팅 파트너입니다. 고객사에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줍니다. 운영 컨설팅이죠. 전기트럭, 자율주행트럭이 정말 괜찮으면 저희가 가장 먼저 고객사에 추천할겁니다. 플리트업이 전기트럭업체의 ‘세일즈 채널’이 될 수 있는거죠. 이런 능력을 갖고 있는 게 회사의 장점이기도 합니다”
B2B SaaS 솔루션 분야의 자동화 최강자 될 것
▶앞으로 플리트업의 사업을 어떻게 발전시켜나갈 계획인가요.
“플리트업의 장점은 ‘올인원 솔루션’이란 점입니다. 4-5개 솔루션을 써야하는 경쟁사와 차별점이죠. 저희는 인공지능(AI) 오퍼레이션으로 진화할 겁니다. 고객들이 원하는 사업의 자동화, 예를 들어 난폭운전하는 운전자들을 골라내고 근거를 갖고 코칭해주고 관리하는 이런 고객이 원하는 자동화에 주력할겁니다. 이렇게 데이터가 쌓이면 관리자가 필요없는 수준의 솔루션이 되겠죠. 고객사들은 저희 솔루션 때문에 경영 상 결정이 빨라지고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고 기름값 같은 비용을 아낄 수 있게 됩니다.”

▶어떤 목표를 위해 뛰고 계신가요
“상장하는 것을 넘어서 산업 B2B SaaS 솔루션에 있어서 가장 자동화가 잘 돼 있는 수준까지 도달하는 게 목표입니다. 지금 하는 솔루션을 기반으로 고도로 특화된 기업이 되면 플리트업을 찾는 수요는 넘쳐날 것입니다.”

▶경영 노하우가 있다면요.
“저는 점검 받는 걸 좋아합니다. 경영자는 독단적이거나 고립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제가 힘든 상황이 되면 현재 진행하는 걸 정돈해서 매니지먼트팀한테 제가 PT를 합니다. 그 사람들한테 워크샵처럼 계속 피드백을 익명으로 받아요. 그 과정에서 제가 맞다는 걸 확인하고 잘못 생각하는 것도 찾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저는 활력을 찾아요.”

▶K그룹(실리콘밸리 한국인 모임)과도 인연이 남다르다고요.
“K그룹 초기에 스타트업 세미나 등을 통해 창업준비에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K그룹 창립멤버 중에 한 분도 플리트업에 엔젤투자를 하시고 도움을 많이 주셨죠. 이후 모빌리티그룹을 함께 하며 세미나 등을 통해 도움을 주고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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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황정수 특파원/이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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