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이 학령인구 급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총장들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재정 지원 확대를 요청했다. 윤 당선인은 이번 대선에서 ‘안정적인 고등교육 재정 확보’를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구체적 방안은 밝히지 않았다.
전국 4년제 대학 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새 정부 대통령 당선인에게 바라는 대학 발전 정책 건의서’를 윤 당선인 측에 보냈다고 13일 발표했다. 대교협이 윤 당선인에게 요청한 정책은 △대학생 1인당 교육비를 초등·중학생 교육비 수준으로 상향 △뉴노멀과 4차 산업혁명 시대 대응을 위한 대학 교육 자율성 확대 △국가 경쟁력에 부합하는 세계적 수준의 연구와 인재 양성 △지역 대학의 균형 발전과 구조조정 지원 네 가지다.
대교협 측은 우선 “국내총생산(GDP) 대비 0.6%에 불과한 고등교육 공공투자 비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1.1%)까지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내국세의 일정분을 초·중등 교육에 투입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대학도 활용할 수 있게 손질하거나, 특별회계 도입 또는 교육세의 고등교육세 개편을 통해 안정적인 재원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기준 대학생 1인당 교육비는 1만1290달러(약 1351만원)로 초등학생 1인당 1만2535달러(약 1501만원), 중고생 1만4978달러(약 1793만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대교협은 또 “대학 등 고등교육 기관에 대한 재산세 과세와 지방세특례제한법에 의한 한시적 면세 제도 등을 개선해 재정에 숨통을 틔워 달라”고 요청했다.
규제 완화와 맞춤형 대학 평가도 요청했다. 대교협은 “디지털 혁신 시대에 부합하는 대학을 만들기 위해 대학 설립·운영 요건 등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를 혁파해야 한다”며 “획일적인 대학 평가를 맞춤형 평가로 전환하고, 대학 컨설팅 지원 센터 설립을 통해 대학의 혁신과 특성화를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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