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스페인 카탈루냐 아이토나 지방에서 꽃이 활짝 핀 복숭아나무밭 위로 열기구가 지나가고 있다. 카펫처럼 펼쳐진 분홍빛 복숭아꽃을 배경 삼아 파란색 기구 하나가 덜렁 떠 있는 모습이 마치 동화책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다.
해마다 이맘때면 아이토나 지방은 8500㏊ 규모의 들판에 펼쳐진 복숭아꽃이 일제히 꽃망울을 터뜨려 장관을 이룬다. 인근 바르셀로나를 비롯해 유럽 각지에서 핑크로 물든 대지를 바라보기 위해 인파가 몰려든다.
중국이 원산지인 복숭아는 기원전 2~1세기경 페르시아로 전해졌고 이후 유럽으로 전파됐다고 한다. 한자문화권에서는 무릉도원(武陵桃源)이라는 말처럼 이상향을 복숭아꽃이 핀 공간에 비유했다. 복숭아는 불로장생의 상징, 신선의 과일로 통했다. 세상에 예쁘지 않은 꽃이 어디 있을까마는, 화사한 복숭아꽃이 지천으로 핀 이곳이 이상향 아닐까.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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