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이틀 연속 30만 명을 넘어서며 오미크론 대유행 정점 구간에 들어섰다. 방역 전문가들은 앞으로 1~2주간 하루 확진자가 30만 명 안팎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대유행의 최대 고비는 확진자 정점 기간이 지나고 위중증 환자가 크게 늘어나는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9일 방역당국과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은 30만5191명이다. 전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역대 최다인 34만2446명을 기록한 이후 이틀 연속 30만 명을 웃돌았다. 전날 집계된 확진자 수는 종전 최다 기록인 지난 3일 26만6847명보다 8만 명 가까이 많다. 위중증 환자는 1087명으로 하루 전보다 80명 늘었고, 사망자는 158명으로 전날(186명)보다 28명 감소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유행이 정점 구간에 들어섰다”며 “하루 확진자가 25만~35만 명 발생하는 상황이 열흘에서 2주 정도 지속될 수 있다”고 했다. 인구의 20%가 감염되면 신규 확진자 수가 확 꺾이는 해외 사례를 감안할 때 한국도 약 480만 명이 더 감염돼야 한다는 것이다. 전날까지 누적 확진자는 520만 명을 넘어섰다. 하루 30만 명 확진을 가정했을 때 인구의 20%가 감염되려면 15일 정도가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9일부터 2주간 유행의 최정점을 지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정점 이후 급증할 위중증 환자 관리다. 8일 기준 코로나19 중증병상 가동률은 59.1%로 아직 여유가 있다. 정부가 확보한 2751개 병상 가운데 1625개가 사용 중이다. 다만 정 교수는 “실제 감당 가능한 중환자는 최대 1800명 정도일 것”이라고 했다. 입·퇴원 수속 등에 필요한 일정 수준의 병상을 제외하면 임계치에 다다르고 있다는 것이다.
방역당국은 이르면 다음주부터 동네 병·의원에서 받은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추가로 하지 않아도 코로나19 확진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