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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놀드 파머 주세요"…하루에 100만캔씩 팔린다는 음료 [골프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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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이 열리는 대회 주간이면 미국 전역에 있는 바(bar)에서 인기를 끄는 음료가 있다. 아이스티와 레몬에이드를 섞어 만드는 ‘아널드 파머’ 음료다. 단순한 음료이지만 아널드 파머가 직접 만들어 마셨다는 이유만으로 상품화에 성공했다. 올해로 출시 20주년을 맞은 ‘아널드 파머 음료’를 기념하기 위해 지난주 일부 미국 미디어들이 파머가 직접 음료를 타먹는 영상을 공유하기도 했다.

아널드 파머 음료는 20년 전 애리조나 비버리지사(社)가 내놨다. 미국 서부에서 출시돼 인기를 끌었고 이제는 미국 전역은 물론 해외에도 진출했다. 대용량 제품, 물에 타먹는 가루 제품까지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7일 미국 골프위크에 따르면 2010년 1억달러(약 1226억원)이던 아널드 파머 음료 매출은 지난해 3억달러(약 3680억원)를 넘어섰다. 이 음료를 상품화한 크리스 버드 이노베이티브 플레이버스 대표는 “매일 100만병 꼴로 음료가 팔린다”고 설명했다.

6년 전 타계한 아널드 파머는 생전 뛰어난 사업가였다. 골프 기록에선 ‘라이벌’ 잭 니클라우스를 넘어서진 못했지만 인기는 파머가 더 많았다. 열광적인 응원을 하는 아니스 아미(Arnie‘s Army·아니의 군대)를 끌고 다녔다. 비즈니스에서도 한 수 위였다. ‘스포츠 마케팅’의 시초를 다진 인물로도 평가 받는 파머는 자신의 이미지를 활용해 TV광고, 라이선스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는 타계한 뒤에도 미국 프로 선수 누적 수입 순위에서 항상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다.

뛰어난 사업가였지만 정작 자신이 즐겨 마시던 음료는 상품화하지 않았다. 특별할 것이 없고, 특허를 낼 정도의 레시피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또 이미 미닛메이드 등 음료 제조 업체들이 이미 파머 방식으로 섞은 음료를 내놓은 뒤였다. 바(bar)에서 ‘아널드 파머’를 주문하면 바텐더가 알아서 음료를 내올 정도로 이미 미국에선 고유명사처럼 통했다.

골프위크에 따르면 식음료 사업에 종사하던 버드 대표는 골프를 하다가 아널드 파머 음료를 접했다. 그는 “바텐더도 아는 이 음료가 팔릴 때마다 파머에게 1원도 돌아가지 않았다”고 했다. 곧바로 사업 계획서를 만든 뒤 파머를 찾아갔고, 파머의 승낙을 얻어냈다. 음료 레시피는 파머가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가장 맛있다고 한 비율대로 만들었다.

버드 대표는 세계 최대 차(茶) 생산업체인 애리조나 비버리지사와 손잡고 이 음료를 내놨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파머도 해마다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 아널드 파머 음료는 5년 전부터 주류기업인 밀러-쿠어스사를 통해 술로도 판매되고 있다. 연간 5000만달러어치 팔린다. 버드 대표는 “지난 20년은 굉장했다”며 “앞으로의 20년도 그렇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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