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이달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1~0.2%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소득·신용에 관계없이 1인당 최대 5000만원으로 줄였던 ‘마이너스통장(한도대출)’ 한도도 최대 1억5000만원까지 증액한다. 금융당국의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에 앞다퉈 대출 한도를 줄이고 우대금리를 없앴던 지난해와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올 들어 가계대출이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각 은행도 대출 영업을 정상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7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한 달 동안 변동형 주담대 금리를 0.2%포인트, 고정혼합형 주담대 금리를 0.1%포인트 인하한다. 국민은행이 주담대 금리를 낮추는 것은 올 들어서만 세 번째다. 이번 조치에 따라 주담대 변동금리는 현재 연 3.67~5.27%에서 연 3.47~5.07%로, 고정금리는 기존 연 3.85~5.35%에서 연 3.75~5.25%로 낮아진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주택자금 실수요자의 금융 부담을 덜기 위한 것”이라며 “다만 금리 인하로 대출 수요가 다시 몰릴 수 있어 일단 한 달간 한시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7일부터 마이너스통장 한도도 5000만원에서 1억~1억5000만원으로 늘린다. 지난해 하반기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축소 권고에 따라 대출 한도를 1인당 5000만원으로 일괄 축소한 지 약 6개월 만이다. 앞으로 전문직은 최대 1억5000만원, 일반 직장인도 최대 1억원까지 받을 수 있다.
다른 은행도 사정은 비슷하다. 우리은행이 지난 1월 대출 우대금리를 원상 복구한 데 이어 하나은행도 같은 달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되살렸다. 농협은행 역시 2000만원까지 줄였던 개인 신용대출 한도를 최근 2억5000만원으로 복원했다. 지난해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강화되기 이전과 동일한 수준이다. 부산·대구은행은 최근 한동안 사라졌던 가계대출 특판 상품까지 선보였다.
은행들이 이처럼 가계대출 정상화에 나선 것은 금리 상승과 규제 강화, 부동산 거래 부진 등으로 올 들어 대출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05조9373억원(2월 말)으로, 지난해 말보다 3조1156억원 줄었다. 특히 주담대는 5년 만에 처음으로 전달 대비 감소(-1657억원)세를 나타냈다. 대출 총량을 조절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대출을 억제할 필요가 사라진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 들어 대출 금리가 워낙 크게 오른 데다 올해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강화되면서 신규 대출은 물론 기존 대출도 중도상환하겠다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주담대도 주택 거래 자체가 위축되고 대선 이후 정책 변화를 기대하는 대기 수요 탓에 문의 자체가 줄었다”고 전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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