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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끊기고, 물류 막히고…"세계경제, 코로나보다 더 큰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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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1주일 넘게 이어지면서 세계 경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의존도가 높은 네온 팔라듐 등 희소금속 조달이 차질을 빚고, 글로벌 공급망 정체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공급망 생태계 최대 악재”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코로나19를 넘어서는 세계 공급망 생태계의 최대 악재가 됐다”고 4일 분석했다. 무디스는 “전쟁이 시간을 끌수록 세계 반도체 부족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며 “자동차 전자 휴대폰 업체에 상당한 위험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주로 생산되는 희소금속은 벌써부터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반도체 제조장비의 필수 원료인 네온은 세계 수요 약 7억L 가운데 70%를 우크라이나가 생산한다. 대부분 우크라이나 남부의 항구도시 오데사를 통해 수출되는데 러시아의 침공 이후 공급이 중단됐다. 공급 중단 여파로 중국에서는 네온 현물 가격이 연초보다 65% 급등했다. 모건스탠리는 대만 반도체 기업의 네온 재고를 6개월치로 분석하며 전쟁이 장기화하면 반도체 공급 위기가 올 것으로 내다봤다.

자동차 배기가스 저감장치에 사용되는 팔라듐은 2020년 기준 세계 수요 311t 가운데 43%를 러시아가 생산한다. 러시아로부터의 공급이 줄면서 지난 3일 현물 가격이 7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뿐 아니라 일본 기업들은 액화천연가스(LNG) 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일본 자원에너지청에 따르면 2020년 일본이 수입한 LNG 7450만t 가운데 8.2%가 러시아산이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로부터 수입이 중단될 경우 다른 수입처를 찾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국·일본의 LNG 현물 가격은 100만BTU(25만㎉ 열량을 낼 수 있는 가스양)당 59.672달러까지 치솟았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전했다. 지난해 10월 기록한 역대 최고가(56.326달러)를 넘어섰다.
항공·해운 물류망도 끊겨

국제 항공 및 해운 물류시장도 우크라이나 사태의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일본 해운 3사의 컨테이너 부문 합작회사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는 지난달 28일부터 러시아 서부 상트페테르부르크항과 노보로시스크항을 운항하는 화물 수송을 중단했다.

세계 최대 해운사인 덴마크 머스크와 스위스 MSC도 이달 1일부터 인도적인 지원 물자를 제외한 러시아행 운송을 중단했다. 국제 해상운임 지표인 발틱해운지수는 최근 2000선을 넘어섰다. 침공 전인 2월 초보다 40% 급등한 것이다.

미국과 일본, 유럽 항공사들의 러시아와 유럽 노선 결항도 잇따르고 있다. 3일 일본 양대 항공사인 전일본공수(ANA)와 일본항공(JAL)의 유럽 노선 항공편은 모두 결항했다. 4일부터는 러시아 영공을 통과하던 항공편의 노선이 변경됐다.

ANA는 도쿄 나리타와 벨기에 브뤼셀 노선의 항로를 중앙아시아 경유로 바꿨다. JAL도 도쿄 하네다와 영국 런던 노선의 항로를 미국 알래스카 상공을 지나는 쪽으로 바꿨다. 러시아를 우회함에 따라 나리타~브뤼셀 간 비행시간은 15시간30분으로 30% 늘었다. 비행시간이 늘어나는 만큼 항공사들의 비용 부담도 커진다. 항공 물류망이 정체를 빚으면서 일본~유럽의 항공화물 요금은 ㎏당 1000엔을 넘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두 배로 급등했다. 대한항공도 5일부터 모스크바행 여객 및 화물 항공기 운항을 전면 중단한다. 주 1회인 여객기 운항은 18일까지 중단하고, 주 4회인 화물기 경유는 모스크바를 거치지 않고 최종 목적지인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향할 예정이다.

도쿄=정영효 특파원/박상용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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