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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쏠림'에 짓눌린 배터리주, 미국發 훈풍에 살아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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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3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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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에너지솔루션의 유가증권시장 상장 전후로 시작된 2차전지 섹터의 조정 국면이 전환 계기를 맞을지 관심이 모인다.

    이달 들어 미국 완성차 업체들이 잇따라 공격적인 전기차 사업 전략을 내놓으면서 배터리 기업들이 다시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2차전지 기업들도 생산능력을 적극 확대하면서 생산설비에 들어갈 장비를 만드는 기업들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4일 오후 1시20분 기준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의 주식을 담은 상장지수펀드(ETF)인 코덱스(KODEX)2차전지산업은 전일 대비 405원(2.12%) 내린 1만8665원에, 타이거(TIGER)2차전지테마는 360원(1.85%) 하락한 1만9050원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전날까지 급등한 데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는 영향으로 보인다. 두 ETF 종목은 지난달 24일 저점을 찍은 뒤 전일까지 코덱스2차전지산업은 9.53%, 타이거2차전지테마는 9.44% 각각 올랐다.

    다만 개별 종목 중에선 삼성SDI가 소외됐다. 이달 2~3일 크게 오르지 못한 데 이어 이날도 주가가 3% 넘게 하락하면서 지난달 종가(54만8000원)를 밑돌고 있다. 이번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의 주가 상승 배경이 미국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확대 전략 발표였기 때문이다.

    삼성SDI는 미국 스텔란티스와 합작사를 만들고 현지에 전기차 공장을 지을 계획이지만, LG에너지솔루션이나 SK이노베이션의 2차전지 자회사 SK온과 비교하면 생산능력 확대에 미온적이었다. 이달 들어 전일까지 LG에너지솔루션은 6.07%, SK이노베이션은 5.99% 오른 것과 대조적 흐름을 보이는 이유로 꼽힌다.

    SK온과 손잡은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는 회사를 전기차 사업부와 내연기관차 사업부로 분사하겠다고 지난 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공격적 투자 계획도 공개했다. ‘포드 모델e’라는 이름으로 설립되는 전기차 회사는 전기차 개발을 위해 올해 50억달러(약 6조원)를 비롯해 2026년까지 모두 500억달러(약 60조원)을 투자, 연간 200만대의 전기차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SK온과 포드는 2차전지 합작법인 블루오벌SK(BlueOvalSK)를 세우고 2차전지 공장을 짓고 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포드의 공격적인 투자 계획에) 맞춰 SK온의 2025년 배터리 생산능력은 기존 예상치 220기가와트시(GWh) 대비 상향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포드에 하루 앞서 스텔란티스도 2030년까지 25종의 전기차를 출시하고 전기차 판매 비중을 유럽에선 100%로, 미국에서도 50%까지 늘리겠다는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연간 500만대의 순수 전기차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스텔란티스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와 각각 손잡고 배터리 합작사를 설립했다.

    미국 완성차 업체들이 중장기 전략을 내놓기 전까지 2차전지 섹터 주가 흐름은 지지부진했다. 올해 1월27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으로 수급이 쏠린 데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 차질 악재도 지속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업종이 재차 주목받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과거 투자분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는 시기가 도래했고, 2차전지 산업의 핵심 시장이 유럽에서 미국까지 확대돼 추가 성장 모멘텀이 유효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 전기차 시장 확장에 대비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생산능력을 키우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2차전지 생산능력은 현재 155GWh에서 2025년까지 400GWh 이상으로 3배 가까이, SK온은 40GWh에서 220GWh로 수준으로 5배 넘게 각각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해 SK온의 헝가리 이반차와 옌청2공장,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오하이오·테네시 공장 장비 발주가 진행되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공장 네 곳의 증설량은) 총 140GWh로 장비에 8조4000억~9조8000억원 수준의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1GWh의 2차전지 생산능력을 늘리기 위한 장비 투자액을 700억원 정도로 가정한 계산이다.

    증설 1GWh당 장비 투자액을 500억원으로 잡은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부터 2025년까지 약 65조원의 2차전지 공정장비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면서 “또 각 공정별 검사장비, 자동화장비 등의 추가 수요가 발생할 수 있어 관련 업계를 관심 있게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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