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중저가 라인 '아이폰SE3'를 2년 만에 공개한다. 홈버튼 탑재와 한뼘 크기 등으로 아이폰의 향수를 자극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삼성전자의 중저가 라인 갤럭시 A시리즈와 맞붙을 예정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오는 9일 새벽 3시 아이폰SE3를 공개할 전망이다. 전작 아이폰SE2를 공개한지 2년 만이다.
아이폰SE3는 중저가 라인임에도 불구하고 아이폰13에 탑재됐던 최신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A15 바이오닉'이 탑재될 전망이다. 아이폰8을 마지막으로 출시되지 않았던 4.7 인치의 작은 크가에 터치 ID 홈 버튼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 밖에 LCD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SE시리즈 중 처음으로 페이스ID와 5G(5세대) 이동통신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고가 정책으로 아이폰을 쓰고 싶으나 가격이 부담스러웠던 이용자들에게 아이폰SE3의 가격 또한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최신 AP를 탑재하면서도 가격은 전작 아이폰SE2와 같은 399달러(약 47만원)가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다만 일각에서는 전작보다 100달러 더 저렴하게 나올 것이란 예측도 내놓는다.
미국 투자회사 루프캐프털마켓의 존 도너반 애널리스트는 "아이폰SE3의 시작가가 이전 모델보다 100달러 가량 저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아이폰SE3의 출고가는 299달러로, 약 36만원 정도로 추정된다.
애플의 첫 중저가 5G 폰..."갤럭시A 잡자"
아이폰SE3는 애플이 내놓은 첫 중저가 5G 스마트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때문에 진작에 중저가 라인에 5G 기능을 탑재한 삼성전자와 본격적으로 경쟁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5G 스마트폰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121% 성장했다.여기에 아이폰SE3가 애플의 약점과도 같은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을 높여줄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애플은 글로벌 매출 기준 점유율은 삼성전자보다 높지만, 아이폰이 주로 고가에 치우쳐있다는 점 때문에 글로벌 출하량 기준 점유율로는 삼성에게 매번 1위 자리를 뺐겼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간 가격대의 갤럭시 A와 M시리즈의 수요 증가로 2억7100만대의 출하량을 기록하며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은 삼성전자의 갤럭시A12로, 단일 모델 중 처음으로 연간 출하량 5000만대를 돌파해 총 5180만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애플은 스마트폰 출하량 2억3790만대로 2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갤럭시A 시리즈를 순차적으로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3월 갤럭시A33·53, 4월 A13·73, 5월 A23 순으로 공개할 계획이다. 애플 또한 신제품 아이폰SE3의 출하량을 전작보다 더 높게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