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위로의 뜻을 전하고 우리 정부의 입장과 국제사회의 대러 제재 동참 등 조치를 설명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이날 오후 5시35분부터 6시5분까지 30분간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통화해서 "대단히 안타까운 상황에서 다시 통화하게 됐다. 러시아의 무력 침공으로 희생당한 분들과 유가족에 심심한 조의를 표한다"면서 "침략에 결연히 맞서 싸우는 대통령님과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용기와 희생에 경의를 표한다"고 위로의 뜻을 전했다.
또 "한국은 전쟁을 겪었기 때문에 전쟁의 참상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겪고 있는 슬픔과 역경에 깊이 공감한다"면서 "우크라이나가 조속히 평화와 안정을 회복하기를 기원하며 한국이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전황을 설명하면서 우크라이나의 위기 극복과 방어를 위한 가용한 지원을 한국 측에서 제공해 줄 것을 요청했고,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입장과 국제사회의 대러 제재 동참 등 조치를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우크라이나 국민과 피난민들을 위해 총 1000만 달러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긴급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우선 생명 보호를 위한 의료품을 지원하고자 하는데, 우크라이나와 인근국 정부, 국제기구 등과의 협의를 통해 신속한 지원으로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 정부는 한국에 체류 중인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안심하고 체류할 수 있도록 인도적 상황을 고려한 '특별 체류 조치'를 취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현재 우크라이나에 우리 국민 40여명이 체류 중인데 이들 중 일부는 우크라이나에 생활 기반이 있어 잔류를 희망하고 있고, 일부는 출국을 준비 중이다. 우리 국민의 철수가 신속하고 원활히 이루어지고 남아있는 국민이 안전하게 체류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한국인 교민 보호 필요성에 공감한다. 우크라이나 외교부에 전달하겠다. 문 대통령의 따뜻한 말씀과 격려,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에 감사하다"면서 "이전에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놀라운 국가임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단결과 희생이 있기에 이번 위기를 잘 극복해낼 것으로 믿고, 한국과 국제사회가 우크라이나와 함께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용기 내시라"면서 "반드시 역경을 이겨낼 것이라 믿으며, 굳건한 지지와 한국 국민들의 연대를 보낸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