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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종식 대표 "장내 미생물은 미래 난치병 치료 열쇠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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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장내 미생물 생태계를 ‘마이크로바이옴’이라고 합니다. 이 미생물의 생태계가 우리 면역 체계에 큰 영향을 미치죠. 앞으로 현대인의 질병 진단과 관리에서 크게 유전자, 환경과 습관 그리고 마이크로바이옴 이 세 가지가 핵심이 될 겁니다.”

천종식 CJ바이오사이언스 대표(사진)는 3일 인간개발연구원(HDI)이 주최한 기업인 대상 조찬세미나에서 ‘보이지 않는 미생물은 어떻게 세계와 인간을 움직이는가’라는 주제로 강연하며 이렇게 말했다. 서울대 미생물학과 교수 출신인 그는 장내 미생물 생태계를 의미하는 마이크로바이옴을 대중에게 널리 알린 인물로 꼽힌다. 바이오벤처 ‘천랩’의 창업자이기도 한 그는 작년 말 서울대를 떠나 CJ제일제당의 제약·헬스케어 전문 자회사인 CJ바이오사이언스의 대표로 합류했다.

천 대표는 이날 강연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이 그동안 인류가 해결하지 못한 난치병 문제를 풀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내 미생물 생태계의 균형이 깨지면 면역계에 이상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런 면역계 이상이 비만은 물론 우울증, 뇌 질환까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천 대표의 설명이다. 소화기관과 뇌는 서로 동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무척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는 얘기다.

이에 착안해 장내 세균을 정상화하는 치료법이 바로 ‘세균 이식’이다. 건강한 성인의 대변에서 채취한 미생물을 환자의 대장으로 옮기는 시술이다.

천 대표는 “국내 한 대학 연구진이 90세가 된 치매 환자에게 장내 미생물을 이식한 결과 장염을 치료하는 것은 물론 치매 증상도 호전되는 의외의 결과를 보였고, 미국에서는 자폐증을 지닌 아이도 시술 결과 증상이 호전됐다는 연구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다만 “미생물 이식 시술은 자칫 병원균을 옮길 수도 있는 위험한 시술인 만큼 학계에서 연구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말했다.

천 대표는 생물학과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생물정보학’의 개척자로도 잘 알려졌다. 어릴 적 컴퓨터를 좋아해 한때 프로그래머를 꿈꾸기도 했다는 그는 1993년 생물학에 인공지능(AI) 도입을 다룬 논문을 발표해 학계에서 화제를 모았다. 미생물학에 AI를 적용한 연구로는 세계 최초였다. 그가 세운 천랩 역시 AI를 이용해 신약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미생물학자이자 기업 대표인 그에겐 또 다른 직업이 있다. 바로 유튜버다. 지난해부터 ‘마이크로바이옴 클라스’라는 채널을 운영 중이다.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쉬운 해설부터 단호박 케이크, 해초현미김밥, 버섯카레죽 등 장내 미생물을 활발하게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음식의 레시피가 올려져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성화하려면 미생물에게도 제대로 된 ‘먹이’를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평소 지론이다. 천 대표는 이어 “우리 몸에는 38조 마리나 되는 미생물이 살고 있는데 이를 지휘하는 최고경영자(CEO)가 될 수 있어야 한다”며 “작은 식습관부터 고쳐 나가는 것이 건강의 지름길”이라고 덧붙였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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