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에 따라 포스코가 전문 철강사로 새 출발했다. 2030년까지 14조원을 투자해 탄소배출량 감축과 글로벌 확장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포스코는 지난 2일 창립총회를 열고 철강 전문 사업회사로 새롭게 출범했다고 3일 발표했다. 기존 포스코가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로 남고, 철강사업을 분할해 기존 사명을 이어받은 100% 자회사 포스코가 만들어진 것이다.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은 "포스코는 안전과 친환경을 근간으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철강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이날 김 부회장과 정탁 사장을 초대 대표이사(각자대표)로 선임했다. 사내이사엔 이시우 생산기술본부장(부사장), 김지용 안전환경본부장(부사장), 윤덕일 경영기획본부장(부사장)을, 비상무이사에 포스코홀딩스 전중선 경영전략팀장(사장)을 선임했다.
사외이사엔 박재환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와 이민호 전 경희대 환경학과 교수를 선임했다. 이사회 의장은 김 부회장이 맡는다. 포스코 관계자는 "현대 상법에는 상장사와 금융회사에만 사외이사를 의무적으로 선임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선진 지배구조 정착과 경영 전문성을 제고할 목적으로 사외이사를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새롭게 탄생한 포스코는 그룹 주력 사업인 철강 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포스코는 철강업계에 부과되고 있는 탄소배출량 감축 요구에 대응해 친환경 제철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포스코는 2030년까지 2조원을 투자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 절감할 계획이다. 석탄 사용 저감 및 신규 전기로 도입을 통해 기존 고로(용광로) 기반 제철의 한계를 극복한다.
궁극의 무탄소 제철 공법인 수소환원제철에도 박차를 가한다. 포스코는 2030년까지 국책 과제를 통해 포스코 고유의 수소환원제철 모델 하이렉스(HyREX)의 데모 플랜트를 구축한다. 데모 플랜트 가동을 통해 상용화 가능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해외 투자도 대폭 늘린다. 포스코는 2030년까지 12조원을 투자해 현재 510만t인 해외 쇳물 생산량을 2310만t으로 확대한다. 국내 제철소에 더해 연산 6000만t 체제를 구축한다. 포스코는 인도 최대 에너지 기업인 아다니 그룹과 현지 제철소 합작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인도 제철소는 현지에서의 수소 생산과 연계된 친환경 제철소로 구축을 검토 중이다.
현지 제철소를 가동 중인 인도네시아 크라타카우 제철소는 증설을 준비 중이다. 미국에선 고철(철스크랩)등을 활용한 전기로 제철소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 생산체계 구축, 친환경 자동차 수요증가에 대응한 전기강판 설비 신설 등 미래 선도 사업에 맞춘 투자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