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의 만남 가능성과 관련해 “정치인끼리 중요한 아젠다(의제)에 대해 논의하자고 한다면 어떤 정치인이든지 만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양측이 ‘단일화 결렬’ 책임 공방을 벌이며 갈등이 격화된 상황에서 윤 후보와 만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둔 것이다. 하지만 원론적인 말일 뿐이란 해석도 나온다.
안 후보는 이날 서울 통일로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열린 3·1절 기념식 직후 ‘윤 후보와 만날 의향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야권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서는 “제가 3주 전에 야권 단일 후보를 뽑자고 제안했다”며 “그런데 그동안 가타부타 어떤 답변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최근 유세에서 정권교체라는 말이 안 보인다’는 지적에는 “현재 대한민국이 정말로 위기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정부의 잘못에 대해 따져야 한다. 그것이 바로 많은 국민의 정권교체 열망 아니겠나”라며 “그렇게 해서 정치가 발전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안 후보는 최근 한 유세에선 “1년만 지나고 나면 그 사람(윤 후보)을 뽑은 손 자르고 싶다고 (할 것)”이라며 윤 후보에 대해 격한 발언을 내놨었다.
그동안 안 후보를 지지해온 인명진 목사, 이용구 전 중앙대 총장, 김준용 국민노조 사무총장, 임삼진 전 청와대 시민사회비서관 등 4명은 안 후보 지지를 철회했다. 이들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단일화는 국민의 바람이고 하늘의 뜻이며 역사의 순리”라며 “그런데 안 후보는 대선 완주를 선언함으로써 이 시대적 사명을 져버렸다”고 비판했다. 또 “안 후보가 천명한 국민경선이나 정치교체 같은 정치적 소신을 존중한다”면서도 “지금 그런 소신보다 훨씬 더 소중한 것은 정권교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권교체를 애타게 기다려온 국민의 간절함을 외면한다면 안 후보의 정치적 소신은 아집과 불통으로 전락할 것”이라며 “단일화가 결렬된 이상 안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정권교체에 걸림돌이 될 수 있기에 안 후보 지지를 철회한다”고 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