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 01일 08:0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 '윌비에스엔티'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지난해 기업공개(IPO)를 위해 신영증권을 IPO 주관사로 선정했지만 최근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IPO보다는 매각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윌비에스엔티는 최근 지분 100%를 매각하기 위해 회사 소개서(티저레터) 배포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희망가는 1400억~1500억원대. 현재 웰투시인베스트먼트와 ACPC PE가 이 회사의 지분 100%를 갖고 있다. 2019년 카무르PE로부터 약 700억원에 매입했었다.
IB업계 관계자는 "애초 IPO를 통해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희망했지만 최근 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되면서 IPO보단 매각이 빠르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현재 윌비에스엔티 매수를 희망하는 전략적 투자자(SI)도 여럿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1987년 설립한 윌비에스엔티는 반도체 제조장치에 사용되는 리테이너 링과 디스플레이용 부품 등을 생산하는 전문업체다. 탄탄한 기술력을 갖춘 데다 안정적으로 제품을 판매해 현금 흐름이 좋은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해외에서도 러브콜을 받으면서 2017년에는 수출 1000만불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회사의 2020년 매출은 506억원, 영업이익은 9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매출은 17.13% 늘었고 영업이익은 22.08% 증가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윌비에스엔티의 부품 경쟁력을 높이 평가하는 반도체 관련업체 다수가 매수 희망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안다"며 "당장 시장 상황은 좋지 않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부품 제조사를 확보해두면 안정적 수급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웰투시인베스트먼트와 ACPC PE는 2019년 11월 카무르PE로부터 약 700억원에 윌비에스엔티 지분 100%를 인수했다. 약 2년 3개월 만에 두 배 값으로 투자금 회수에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ACPC PE측은 "아직 매각도 IPO도 최종 결정된 건 없다"며 "시장 상황을 봐서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8년 설립한 ACPC PE는 송현그룹과 손잡고 초정밀 감속기 제조사 에스비비테크를 인수한 바 있다. 2020년엔 고압용기업체 엔케이에테르도 인수했다.
2014년 설립한 웰투시인베스트먼트는 금호건설홍콩, 케이리츠, 아주캐피탈, 에이치에스디엔진(옛 두산엔진), 전진중공업, 서평택탱크터미널, 두산모트롤BG 등에 투자해왔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