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200원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과거 환율이 1200원을 웃돈 기간은 대내외적으로 불안심리가 가장 컸던 시기였다.
시장의 불안은 내부 요인과 대외 요인으로 구분된다. 내부 요인은 코로나바이러스 재확산,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 수출 대비 수입 증가로 인한 무역수지 적자 등이다. 대외적으로는 세계적인 바이러스 확산과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충돌 사태, 그리고 물가 상승으로 인한 미국 중앙은행(Fed)의 통화긴축 임박 등을 꼽을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Fed의 통화긴축 등이 2014년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2014년 초에도 우크라이나의 남부지역인 크림반도에서 지정학적 불안이 고조됐다. 동시에 Fed가 자산 매입을 줄이는 테이퍼링을 시작했다. 그럼에도 당시 시장은 비교적 차분했다. 원·달러 환율도 달러당 1070원 수준에 머물렀다.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인 바이러스 재확산과 우크라이나 사태, Fed의 긴축 임박 등으로 3월에 가장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바이러스가 확산세에 있지만,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진정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전면전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2014년 크림반도처럼 동부 우크라이나 지역은 국가 독립을 거쳐 향후 러시아로 병합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가장 주목할 이벤트는 Fed의 긴축 경로다. 다음달 16일 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향후 일정이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14년 테이퍼링의 시작과 2015년 12월 첫 금리 인상, 2017년 12월 보유자산 축소 등이 올 한 해 동안 순차적으로 시행될 전망이다.
불확실성은 그만큼 향후 경기 및 정책에 대한 예측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예측은 현실화되고, 향후 경로도 예측 가능한 수준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점에서 불확실성은 낮아진다.
과거 미국의 금리 인상 사이클에서도 초입에서 불확실성이 가장 컸다. 금리 인상이 시작되면 시장의 기대가 뚜렷해지고 안정을 되찾으면서 원·달러 환율도 하락했다. 불확실성이 가장 높은 올해 1분기가 증시에서는 저점, 원·달러 환율은 고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문정희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