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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부터 챙긴 LG전자, 스마트폰 이어 태양광 사업까지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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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하반기부터 태양광 패널 사업을 중단한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와 원자재 비용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한 영향이다.

LG전자는 지난 22일 오후 개최된 이사회에서 6월30일자로 태양광 패널 사업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23일 발표했다. 회사 측은 기존 고객사들을 위한 사후관리 물량 확보를 위해 2분기까지만 태양광 패널을 만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태양광 패널은 BS사업본부가 진행하는 사업으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1%대다. LG전자의 태양광 패널 매출은 1조1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2019년 이후 계속 줄고 있다. 2020년과 지난해엔 8000억원 안팎까지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태양광 사업을 담당하는 임직원들은 LG전자의 타 사업본부나 다른 LG 계열사들로 전환 배치할 예정이다. 전환 배치 대상자는 총 900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빌딩 에너지관리 솔루션인 'LG BECON'과 ESS(에너지저장장치) 등 현재 진행 중인 에너지 관련 연구·개발(R&D) 사업은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실리'를 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태양광 사업을 맡고 있는 BS사업본부는 지난해 6조9625억원의 매출과 144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년보다 매출은 15% 이상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000억원 넘게 감소했다. 태양광 사업의 부진이 실적의 발목을 잡은 탓이다. 박충현 BS경영관리담당 상무는 지난달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태양광 모듈 사업의 부진으로 BS사업본부의 수익성이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 사업을 과감히 중단하는 등 수익성 위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 중이다. 지난해 최고경영자(CSO)를 맡아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진두지휘했던 조주완 사장이 최고경영자(CEO)로 자리를 옮기면서 '효율'을 중시하는 기조가 한층 더 강해졌다는 분석이다.

한국의 태양광 패널 산업이 구조적인 한계에 부딪혔다는 분석도 나온다. '규모의 경제'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과의 원가 경쟁에서 국내 업체들이 밀리고 있다는 얘기다. 국내 기업의 독무대였던 LCD(액정표시장치) 시장의 주도권이 중국으로 넘어간 것과 똑같은 상황이다.

태양광 패널의 원료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급등한 것도 국내 업체에 악재로 작용했다. 2020년 ㎏당 7달러대였던 폴리실리콘 가격은 최근 32달러 선까지 올랐다.

문제는 폴리실리콘 가격이 태양광 모듈에까지 반영되지 않있다는 데 있다. 제품을 만들수록 적자가 커지자 LG전자는 지난해 1~3분기 태양광 패널 생산량을 640MW까지 줄였다. 이 회사의 2019년과 2020년 태양광 패널 생산량은 각각 1854MW와 1277MW였다.

업계 관계자는 "탄소중립 바람으로 태양광 패널 수요가 늘고 있지만 공급이 늘어나는 속도도 만만치 않다"며 "가격 경쟁력으로 무장한 중국 업체와의 경쟁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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