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하이브가 가요 기획사 중 처음으로 연간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코로나19로 대면 공연을 제대로 열지 못했음에도 이뤄낸 성과다. 지난해 각종 글로벌 대중음악 시상식을 휩쓴 BTS의 맹활약 덕을 봤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하이브는 연결 기준 작년 연매출이 1조257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전년 대비 58.0% 늘어난 숫자다. 영업이익은 1903억원으로 30.8% 증가했고, 순이익은 1410억원으로 62% 늘었다. 가요 기획사를 통틀어 연매출 1조원을 넘긴 회사는 하이브가 처음이다.
앨범 매출은 3785억원으로 전년보다 18.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하이브는 BTS 740만장과 세븐틴 370만장, 투모로우바이투게더 180만장, 엔하이픈 220만장 등의 판매고를 올렸다. 하이브가 지난해 인수한 이타카 홀딩스 소속 아리아나 그란데는 240만장, 저스틴 비버는 235만장을 팔았다. 하이브는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서 작년 한해 52주 가운데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가 절반에 가까운 22주간 1위를 차지했다"고 소개했다.
작년 공연 매출은 497억원으로 전년 대비 980.5% 늘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대면 공연을 거의 열지 못했는데, 올해 4분기 들어 공연이 재개되면서 전년 대비 매출이 급증했다. 지난해 11∼1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콘서트가 21만 명 이상(공연장 현장 관객 기준)을 동원하는 등 큰 성공을 거둔 덕분이다. 하이브는 "LA 콘서트로 오프라인 콘서트 매출만 400억원을 올렸다"며 "유튜브 시어터와 온라인 스트리밍 포함 시 (하이브 기준)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또 광고·출연료·매니지먼트 매출은 1007억원으로 115.3%, 콘텐츠 매출은 콘서트 온라인 스트리밍 수요에 힘입어 3659억원으로 176.6% 증가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