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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영의 마케팅 이야기] 가상 인플루언서로 브랜드 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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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서 전성시대다. 인플루언서가 초등학생 희망 직업 4위를 차지한 조사 결과가 나올 정도다. 마케팅에서도 인플루언서들이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한편으론 인플루언서의 스캔들이나 허위 광고 같은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간 인플루언서의 대안으로 가상 인플루언서가 등장했다.

브라질과 스페인 혈통으로 미국 LA에 거주하는 19세 릴 미켈라, 남아프리카 출신 슈퍼모델 슈두 등이 유명한 가상 인플루언서다. 국내에선 MBTI(성격유형검사)가 ENFP로 재기발랄한 활동가 유형인 22세 로지가 유명하다.

한경 CMO 인사이트의 마케팅 케이스 스터디(사례 분석)는 가상 인플루언서 래아를 통해 브랜드 쇄신에 나선 LG전자 사례를 소개했다. 2020년 하반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1’을 앞둔 LG전자 직원들은 고민에 빠졌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행사가 온라인으로만 열리게 됐기 때문이다. 고민하던 LG전자는 ‘가상 인플루언서’ 카드를 꺼내 들었다.
LG전자, 미래에서 온 아이 '래아'
그렇게 탄생한 ‘미래에서 온 아이’라는 뜻의 김래아는 서울에 사는 23세 여성으로 작곡 등 음악과 관련한 활동을 한다. 김래아는 지난해 1월 11일 열린 LG전자 CES 2021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3분간 마이크를 잡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CES에 모습을 드러냈다.

글로벌 가전 시장을 이끄는 LG전자가 가상 인플루언서 키우기에 열을 올리는 배경은 복합적이다. 업계에서는 브랜드 이미지 쇄신을 첫 번째 이유로 꼽고 있다. LG전자는 세계 최대 가전업체다. 문제는 TV와 생활가전의 핵심 구매층이 40대 이상이라는 데 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LG 브랜드 제품을 접할 일이 드문 탓에 ‘올드’한 브랜드로 분류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가상 인플루언서는 브랜드 이미지를 젊게 바꿀 수 있는 묘수로 꼽힌다. 현재 래아의 SNS 팔로어 중 80% 안팎이 MZ세대다. 이들은 가상 인플루언서에 대한 거부감이 적다.

최현자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MZ세대는 다양한 디지털 기기를 통해 애니메이션과 게임 등에서 가상의 존재를 많이 접하면서 살아왔기 때문에 가상 인플루언서를 쉽게 받아들인다”고 설명했다.
MZ세대에 '올드' 브랜드 우려 불식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활발해지면서 인플루언서들이 기업에 요구하는 금액이 매년 올라가고 있는 점도 가상 인플루언서 등장의 배경이다. 300만 명 정도의 팔로어를 가진 글로벌 톱클래스 인플루언서를 활용하려면 게시물당 1억원 안팎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가상 인플루언서는 ‘가성비’ 면에서 인간 인플루언서보다 우위에 있다.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가상 인플루언서로 310만 명의 팔로어를 보유하고 있는 릴 미켈라의 게시물당 비용은 1000만원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인간 인플루언서들은 부적절한 발언이나 스캔들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지만 가상 인플루언서는 돌발 악재에서 자유롭다는 것도 강점이다. 천성용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가상 인플루언서가 소비자에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사회적 실재감(social presence)’을 갖춘 모델을 개발하고, 일반 대중과 밀접한 ‘준사회적 관계(parasocial relationship)’를 형성하며, 법과 윤리적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가상 인플루언서를 마케팅에 활용할 때 소비자들이 의문을 갖는 진정성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충분히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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