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38·미국)과 '괴물' 브라이슨 디섐보(29·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톱랭커들이 잇따라 합류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을 등에 업은 슈퍼골프리그(SGL)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21일(한국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존슨 "지난 몇달간 내가 새 투어와 관련됐다는 의혹이 많았지만 이제 정리할 시간"이라며 "나는 전적으로 PGA 투어에만 전념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사우디가 거액을 들여 개최하는 사우디 인터내셔널에 꾸준히 출전해온 대표적인 톱랭커다. 최근에는 사우디와 비밀 계약을 했다는 소문까지 나왔다.
존슨은 "나와 가족이 많은 것을 누리게 해준 세계 최고의 PGA 투어에서 뛸 수 있어서 고맙게 여기고 있다"며 "PGA투어가 더 발전하고 개선할 점이 있는 건 맞지만, PGA투어를 최고의 투어로 만든 지도부와 대회를 후원하는 기업에 감사한다"고 낮은 자세를 보였다.
존슨과 함께 슈퍼골프리그가 공을 들여온 것으로 알려진 디섐보 역시 SNS에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뛰고 있는 한 나 역시 PGA투어에서 뛰겠다"며 불참 의사를 분명히했다. 앞서 언론에서는 슈퍼골프리그가 디섐보 영입을 위해 1억파운드(약 1629억원)를 제시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들의 결정은 PGA투어가 "SGL에 합류하는 소속 선수를 영구 제명하겠다"고 강경 대응에 나선데다가 미국 언론과 대다수 동료 선수들이 강한 거부감을 보이는데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는 자신이 호스트를 맡은 제네시스인비테이셔널 기간 "PGA투어는 내가 메이저 15승 포함 통산 82승 고지에 오른 무대"라며 지지의사를 밝혔다.
현재 SGL를 앞장서서 지지하고 있는 톱랭커는 필 미컬슨이다. 자신이 SGL의 핵심 설계자라고 인정하는 전화통화가 공개되기도 했다. 로리 매킬로이(33·북아일랜드)는 미컬슨에 대해 "순진하고 이기적이며 무지하다. 이번에 공개된 미컬슨의 대화는 정말 실망스럽고 슬펐다"고 맹비난했다. PGA투어는 미컬슨에 대한 징계 검토에 착수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