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아홉' 손예진이 전미도의 예고된 죽음에 무너져버렸다.
지난 17일 방송된 JTBC 수목드라마 ‘서른, 아홉’ 2회 시청률은 5.4%(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 지난 방송 대비 0.9P 상승하며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차미조(손예진 분)와 김선우(연우진 분)의 핑크빛 연애 기류가 본격화되는 한편, 정찬영(전미도 분)의 건강검진 결과를 알게 된 차미조의 오열로 가슴 아리는 엔딩을 선사했다.
먼저 새로운 만남이 시작된 차미조와 뼈 아픈 이별 중인 정찬영의 모습이 시작부터 강한 몰입을 이끌었다. 지난 하룻밤은 일시적인 감정의 휘둘림이 아니라는 김선우의 진심이 차미조를 심쿵하게 만든 반면, 이별을 통보했지만 잡지도 못하는 김진석(이무생 분) 때문에 가슴이 미어진 정찬영의 눈물이 먹먹함을 안긴 것.
각자 평소와 다른 경험을 하고 만난 차미조와 정찬영은 이별의 아픔을 보듬고 새로운 시작에 반색하며 특별했던 자신들의 하루를 공유했다. 언제 울었냐는 듯 “이 언니... 시련의 아픔을 너의 시작으로 달래도 되겠니?”라며 설렘에 몸부림치는 정찬영의 모습은 보는 이들을 마음 저리게 하다가도 이내 웃음을 터트리게 했다.
장주희(김지현 분)에게도 핑크빛 기류가 감지됐다. 단골 노가리 집에 중식당 차이나타운이 들어선 것이 영 못마땅했던 그녀가 차이나타운 사장 박현준(이태환 분)의 친절함에 묘한 감정을 느낀 것. 박현준은 ‘일찍 문을 닫는다’는 동네 주민 장주희의 의견을 반영해 마감 시간을 늦췄을 뿐이지만 이는 모태솔로인 그녀에게 자그마한 기대감을 심어줬다.
이렇듯 하룻밤 인연으로 끝날 줄 알았던 김선우와 함께 일하게 된 차미조부터 묵은 사랑과 이별 중인 정찬영, 자꾸 신경 쓰이는 사람이 생긴 장주희까지 세 친구들은 조금은 달라진 서른아홉을 평화롭게 보내고 있었다.
특히 차미조는 적극적으로 마음을 표현하는 김선우에게 이끌리는 것은 물론 파양을 요구했다는 그의 동생 이야기를 듣고 남에게 잘하지 않았던 속 깊은 이야기도 털어놓았다. 함께 보낸 하룻밤을 ‘사고’라고 말했던 그녀가 이를 정정하고 “참 묘한 날이었어”라며 웃어 보인 장면은 김선우가 그녀에게도 특별한 사람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음을 짐작케 했다.
김선우의 고백으로 웃음꽃이 피어나던 차미조가 우연히 걸려온 선배 전화를 받으면서 극의 분위기는 180도로 달라졌다. 친구들과 함께 받았던 건강검진에서 정찬영의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던 것. 무언가에 홀린 채 정신없이 선배의 병원으로 향한 그녀는 정찬영이 검진 이후 추가 검사를 받았고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게 됐다.
차미조는 믿을 수 없는 사실에 휘청였다. 누구에게 말해야 할지, 어디로 가야 할지 등 갈피를 잡을 수 없는 감정들이 그녀를 에워쌌다. 이런 차미조가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정찬영의 전 연인 김진석의 사무실, “죽일 거야... 너 내가... 죽일 거야”라며 그를 붙잡고 저주하듯 오열했고 그 순간, 정찬영의 영정사진이 드러나면서 마침내 1회에 나온 장례식의 주인공이 정찬영임이 밝혀졌다.
“너 때문이고, 나 때문이야”라며 통곡하는 그녀에게선 정찬영을 김진석 눈에 들게 했다는 죄책감과 정찬영을 힘들게 했던 김진석에 대한 원망이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이를 모두 본 김선우가 바닥에 엎드려 울고 있는 차미조의 손을 잡으며 마무리, 가슴 찢어지는 2회의 막이 내려졌다.
평생 함께 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세 친구의 예고된 이별, 이를 가장 먼저 알게 된 차미조의 극한 슬픔으로 채워진 JTBC 수목드라마 ‘서른, 아홉’은 오는 23일 밤 10시 30분 3회에서 계속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