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은메달을 획득한 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알렉산드라 트루소바(18)가 '도핑 논란' 카밀라 발리예바(16)에 이어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은메달 확정 후 울부짖으며 "모두가 금메달이 있는데 나는 없다"며 은퇴까지 언급한 것이다.
지난 17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은 총점 255.95점을 받은 안나 셰르바코바, 은메달은 251.73점을 따낸 트루소바, 동메달은 일본의 사카모토 가오리(233.13점)가 차지했다. 도핑 양성 반응이 공개되면서 '점프 기계' 카밀라 발리예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는 여러 번 실수를 해 224.09점으로 4위에 머물렀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트루소바는 은메달 확정 후 에테리 투트베리제 코치에게 안겨 "모두에게 금메달이 있지만 나는 없다"며 오열했다.
그는 "난 스케이트가, 이 스포츠가 싫다. 다시는 스케이트를 타지 않을 것"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메이크업은 눈물로 번져 있는 상태였고 해당 장면은 TV 중계 화면에 고스란히 담겼다.
경기 후 트루소바는 기자들과 만나 "항상 목표를 달성하려고 노력했으나 지난 3년간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했다. 항상 쿼드(4회전) 점프를 추가하려고 했고, 내가 그것을 성공하면 이길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화가 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눈물을 흘린 이유에 대해 "그냥, 울고 싶어서 울었다. 엄마와 강아지 없이 몇 주간 홀로 지냈다. 그래서 울었다"고 했다.
당초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발리예바가 메달권에 포함되면 꽃다발 세리머니와 공식 메달 세리머니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는데, 발리예바가 메달권 밖으로 밀리면서 세리머니는 정상적으로 진행하게 됐다.
온라인상에서는 트루소바의 오열 장면과 함께 간이 시상식에서 빙둔둔 인형을 받으며 '손가락 욕'을 하는 듯한 모습이 캡처돼 화제가 됐다. 트루소바가 자신의 점수에 불만을 드러내기 위해 이같은 행동을 했는지, 빙둔둔을 잡다가 우연히 중지를 펴게 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