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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투어 선수들 쓸어가는 '오일 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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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의 ‘오일 머니’가 대거 투입되는 ‘슈퍼골프리그’ 출전 계약서에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선수 17명이 이미 사인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PGA투어에서 뛰는 크레이머 히콕(30·미국)은 최근 한 인터넷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꽤 많은 거물급 선수들이 슈퍼골프리그에 합류할 것”이라며 “이름을 밝힐 순 없지만 이미 17명이 계약을 마쳤다”고 밝혔다. 그는 또 “슈퍼골프리그가 6월 출범한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슈퍼골프리그는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투자해 출범시키는 프로 골프 리그다. 시즌마다 20개 남짓한 대회를 열고 대회당 총상금으로 1000만~2000만달러를 내걸겠다며 선수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1000만달러 수준인 PGA투어 메이저대회 총상금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슈퍼골프리그는 일정상 PGA투어 대회와 겹칠 수밖에 없다. 선수들을 빼앗길 위기에 놓인 PGA투어는 슈퍼골프리그에 출전하는 선수들을 ‘영구 자격정지’ 처분하겠다며 강경하게 대응했다. 그러나 오일 머니를 앞세운 슈퍼골프리그는 PGA투어 선수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히콕의 폭로가 나온 것이다.

필 미컬슨(52), 전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38·이상 미국), 리 웨스트우드(49), 이언 폴터(46·이상 잉글랜드) 등이 이미 제안을 받았거나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히콕은 “(슈퍼골프리그는) 선수들에게 엄청난 계약금을 준다”며 “(선수라면) 굉장히 구미가 당길 만한 제안이다. 거물급 선수 여럿이 거기서 뛸 것”이라고 말했다.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히콕은 슈퍼골프리그에 출전하려는 선수들에 대해 “돈에 굶주린 선수”라고 비판했다. 그는 “PGA투어는 우리가 꿈을 이루고 풍족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판을 깔아줬다”며 “돈 몇 푼을 더 벌자고 슈퍼골프리그로 가는 건 탐욕스러운 짓”이라고 했다.

슈퍼골프리그 합류 대가로 1억3500만달러를 제안받은 것으로 알려진 브라이슨 디섐보(29), 세계랭킹 2위 콜린 모리카와(25·이상 미국)도 ‘잔류파’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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