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원90전 오른 1197원에 출발했다. 전날 장 막판에 급락한 환율이 이날 반등하며 낙폭을 상당폭 줄여가고 있다. 전날 환율이 급락한 것은 국내 주식을 사들이려는 외국인이 급하게 달러화 매도 물량을 쏟아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네고) 물량이 불어난 것도 일부 작용했다는 평가다.
지난 13일 환율은 1원50전 오른 1200원에 출발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갈수록 고조되는 데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우려가 불거지면서 달러강세 흐름이 이어졌다.
하지만 오후 들어 환율이 1200원 선 밑으로 내려가는 등 시장 분위기는 바뀌었다. 점심시간 전후로 수출업체의 달러화 매도(네고) 물량이 쏟아지면서 환율의 오름세는 꺾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달러 강세 흐름을 꺾는 데 영향을 미쳤다. 영국계 은행인 내셔널 웨스트민스터 은행(Natwest)은 “러시아의 목표는 나토(NATO) 확장을 저지하고 기존 소비에트 연방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는 데 있다”며 “미국이 러시아와 외교협상에 나섬에 따라 이미 일정 부분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러시아는 유럽 국가들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무기로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할 가능성은 작다”고 평가했다.
오후 들어 1200원 선을 밑돌던 환율은 장 막판을 앞두고 5원이나 더 빠졌다. 전날 환율은 7원40전 내린 1191원10전에 거래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장 막판에 수급 공백 상황에서 달러화 매도 물량이 쏟아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 매수와 관련한 달러화 매도(커스터디) 물량을 쏟아낸 결과라고 풀이했다. 한국 주식을 사들이기 위해 장 막판 국내 금융회사를 통해 달러화를 원화로 급히 환전한 물량이 환율을 끌어내렸다는 의미다.
외국인은 전날 코스피 시장과 코스피 시장에서 각각 684억원, 94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2월 9~14일에 4거래일 동안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전날 외국인 순매수 1~5위 종목은 SK하이닉스(1305억원) LG에너지솔루션(1260억원) 크래프톤(417억원) 카카오뱅크(408억원) SK바이오사이언스(347억원) 등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전일 종가 기준으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에 편입한 영향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지수에 편입되면 MSCI를 추종하는 펀드를 굴리는 기관들이 LG에너지솔루션을 사들여야 한다. LG에너지솔루션 매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외국인들이 전날 막판 달러화 매도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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