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남태평양 섬나라 솔로몬제도에 29년 만에 대사관을 다시 개설하기로 했다. 중국의 세력 확장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12일(현지시간) 오세아니아 피지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앞서 미 국무부는 의회에 제출한 서류에서 “솔로몬제도는 미국과 제2차 세계대전 등을 통해 다양한 역사를 공유한 곳이지만 중국이 현지 엘리트 정치인 및 사업가들과 공격적으로 관계 맺기에 나서면서 미국과 우호적 관계를 잃을 위험에 처했다”며 대사관 개설 이유를 밝혔다.
또 “중국이 솔로몬제도의 정·재계 인사들과 접촉하면서 인프라 대출을 비싸게 하거나 위험 수준의 부채를 안기는 등 익숙한 패턴을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해 11월 솔로몬제도에서 대규모 시위가 발생한 뒤 나온 것이다. 솔로몬제도는 2019년 대만과 외교관계를 끊고 중국과 국교를 수립했다. 이후 정부의 친중(親中) 행보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폭발하면서 친대만 세력이 주도하는 반정부 시위가 이어졌다. 미나세 소가바레 솔로몬제도 총리는 지난해 12월 불신임 투표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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