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주가 줄줄이 어닝쇼크를 내며 주가가 급락 중이다. 작년 말 돈 버는 게임(P2E)과 대체불가능토큰(NFT) 도입에 대한 기대감으로 급등했던 것과는 반대다. 기대와 달리 성장성을 제대로 입증해 내지 못한 데다 인센티브 상승의 영향까지 받은 탓이다. 증권가에선 당분간 주가 상승은 어렵다며 앞다퉈 목표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어닝쇼크에 흔들린 게임주
11일 크래프톤은 전거래일 대비 12.79% 떨어진 25만9000원에 장을 마쳤다. 같은날 위메이드 역시 10.13% 떨어진 9만5800원에 장을 마쳤다. 새해들어 게임주들의 하락이 가파르다. 지난해 고점 대비 위메이드는 61.01% 내렸고, 크래프톤은 55.34% 내렸다. 카카오게임즈와 넷마블도 각각 지난해 고점 대비 38.97%, 33.97% 떨어졌다. 주가 급락의 계기는 어닝쇼크였다. 지난 10일 크래프톤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43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컨센서스를 80.07%나 밑도는 성적이었다. 앞서 지난 9일 발표된 위메이드의 성적표도 실망스러웠다. 위믹스 판매분을 제외한 위메이드의 4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눈높이를 63.4%나 밑돌았다. 이밖에도 카카오게임즈와 넷마블 등도 컨센서스를 각각 22.9%, 19.23% 하회하는 성적표를 냈다.
시장의 기대와 달리 게임주들은 성장성을 입증해내지 못했다. 위메이드의 <미르4 글로벌>은 P2E의 새 지평은 열었지만 P2E를 통해 게임의 매출은 키우지 못했다. 기대가 높았던 크래프톤의 신작 <뉴스테이트> 역시 흥행에 실패했다. 카카오게임즈는 그동안 버팀목이 됐던 <오딘>이, 넷마블은 <제2의나라> 매출이 감소했다. 여기에 인센티브 지급으로 인한 비용증가까지 가세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4분기 주식보상비용이 전년 대비 772%나 증가한 59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특수를 누렸던 게임사들은 최근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했던 탓에 인센티브 등 인건비를 크게 올린 바 있다.
○게임 흥행·P2E 성과 보여줘야 할 때
증권가에선 당분간 게임주 투자가 쉽지 않은 환경이라고 본다. P2E나 NFT가 당장 매출에 기여하기 어려워 보일 뿐 아니라 게임 자체의 매출도 떨어지고 있는 종목이 많아서다. 올해 신작이 크게 성공하지 않는 이상 무너진 투자심리를 개선하긴 어렵다고 본다. 다가오는 글로벌 중앙은행의 긴축 역시 발목을 잡는 요소다. 미국 중앙은행(Fed) 등이 금리를 올리면 성장주는 더이상 성장 가능성만으로는 평가받을 수 없다. 당장 예금이자도 오르는데 먼 미래의 수익까지 미리 반영한 성장주를 살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숫자로 성장성을 입증해야만 하는 시기에 게임주들은 어닝쇼크를 내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눈높이를 앞다퉈 끌어내리고 있다. 크래프톤의 실적발표 이튿날 목표주가를 제시한 애널리스트 전원(10명)이 목표주가 혹은 목표주가를 직전 대비 하향 조정했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실적발표 이후 목표주가를 제시한 애널리스트 10명 중 4명이 목표주가를 끌어내렸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에 대해 "현재 주가는 올해 지배주주 주당순이익(EPS) 대비 주가수익비율(PER) 40.7배 수준으로 고평가됐다"며 "기대신작의 흥행, P2E 게임에서의 성과 등이 실현돼야 현재의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정당화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