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 일본 키옥시아가 함께 운영하는 낸드플래시 공장이 원재료 오염 문제로 가동을 멈췄다. 전세계 낸드플래시 1분기 공급량의 8% 가량에서 생산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두 기업의 손실액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경쟁 기업들은 표정관리 중이다. 웨스턴디지털과 키옥시아의 공백을 메울 수 있기 때문이다.
10일 웨스턴디지털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키옥시아와 합작설립한 일본 요카이치·키타카미 생산시설 2곳에서 낸드플래시 원재료 오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웨스턴디지털은 어떤 원재료가 오염됐는지, 또 정상가동 시기가 언제인지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최소 6.5EB(엑사바이트·1엑사바이트는 약 10억GB) 규모의 낸드플래시 메모리 생산이 감소할 것이라 추측하고 있다.
이번 공급차질로 낸드플래시 가격 전망도 바뀌었다. 웨스턴디지털과 키옥시아가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점유율 기준 2·4위 업체인 만큼 생산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에 따르면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은 지난해 3분기 글로벌 낸드 시장에서 각각 19.3%, 13.2%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트렌드포스는 2 분기 낸드플래시 가격을 5~10%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번 생산 감소를 계기로 오히려 5~10% 상승하는 것으로 조정했다.
증권업계에선 SK하이닉스가 최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 인수로 생산 역량이 그만큼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서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도 SK하이닉스와 마찬가지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체 매출에서 낸드플래시가 차지하는 비중이 SK하이닉스 만큼 크진 않기 때문에 주가 상승 속도는 상대적으로 완만할 것"으로 전망했다. 11일 오전 10시 기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13만 1000원으로 전날 종가보다 1.16% 오르고 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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