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이 개발한 '자연채광 조명시스템'이 올해 첫 건설신기술(제925호)로 지정됐다. 정식 신기술 명칭은 '태양추적식 집광장치와 투광렌즈 및 산광부를 이용한 자연채광 조명시스템'이다.
신재생에너지 전문회사인 ㈜선포탈과 협력해 개발한 이 신기술은 지상에 자연 태양광을 모으는 집광장치를 설치해 고밀도의 태양광을 실내 및 지하로 전달하는 친환경 스마트건설기술이다. 광량과 빛스펙트럼의 소실 없이 고밀도의 태양광을 실내와 지하로 전송할 수 있다. 지하 식생공원 조성, 도심 스마트팜, 실내 주거 및 생산시설 내 자연광 투사 등 다방면에 활용되고 있다.
실제로 미국 뉴욕 맨해튼에는 4000여㎡의 버려진 전차터미널 지하공간을 개조한 뒤 집광장치를 설치해 조성한 ‘로라인 프로젝트(Lowline Project·사진)’가 있다. 3500여종의 다양한 식물이 자생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지하공원이다.
국내에선 서울 종각역 지하 ‘태양의 정원’(사진)에 현대엔지니어링이 개발한 이 신기술이 적용됐다. 기술에 적용된 집광장치는 집광 효율을 높이기 위해 천체망원경에 쓰이는 비구면거울 원리를 적용했다. 또 일몰 전까지 균일한 양의 태양광을 응축할 수 있도록 태양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태양추적 기술도 활용했다.
집광 과정을 통해 고밀도로 응축된 태양광은 빛의 유실을 최소화 하도록 정밀하게 설계된 전송부를 통해 지하 20m에서 최대 150m 깊이까지 태양광을 전송한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이 기술을 이용하면 기존 태양광 전송 기술보다 20% 높은 광량과 스펙트럼을 전달 할 수 있고, 최대 15배 멀리 빛을 이동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실내 공간으로 함께 전송되는 태양광 복사열은 조리개 조절을 통해 실내 습도조절 및 결로 저감에 활용된다. 친환경 공장이나 스마트 팩토리에도 적용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집광부 및 전송부에 LED등을 설치해 햇빛이 잘 들지 않는 날에도 일정하게 날씨 광량을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이 또 다른 강점으로 꼽힌다.
현대엔지니어링과 ㈜선포탈은 신기술 개발을 위해 기존에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집광장치 부품 상당부분을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 기술을 서울시가 추진 중인 ‘제 2 태양의정원’에 적용을 제안할 예정이다. 그 외에도 관련 주거상품 개발을 통해 현대엔지니어링이 공급하는 주거단지에도 적용을 검토할 계획이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