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한 섬에서 몸에 타이어를 끼고 살던 악어가 6년 만에 자유의 몸이 됐다.
9일 안타라통신은 인도네시아 중부 술라웨시섬 팔루강에서 지난 7일 주민 틸리(35)가 악어의 목에 낀 타이어를 벗기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5m20㎝ 길이의 이 악어는 2016년 9월부터 팔루만과 팔루강의 연결지점에서 오토바이 폐타이어를 목에 낀 채 돌아다니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 악어는 주기적으로 모습을 드러내 국내외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고, 중부 술라웨시 천연자원보호국(BKSDA)은 2020년 1월 악어 목에 걸린 타이어를 제공해주는 사람에게 포상금을 내걸었다.
호주의 내셔널 지오그래피 '몬스터 크록 랭글러 TV쇼' 진행자이자 악어 전문가인 매트 라이트가 2020년 2월 타이어 제거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이후 악어가 워낙 크고 위험해 섣불리 시도하는 사람이 없었다고 안다라통신은 전했다.
마을 주민인 틸리가 악어의 목에 낀 타이어 제거에 도전한 것은 3주 전이다. 그는 대나무에 살아 있는 닭과 오리를 묶어 덫을 만든 뒤 작전을 시도했고, 두 번의 실패 끝에 세 번째 시도에서 악어를 포획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50여명이 덫에 걸린 악어를 같이 뭍으로 끌어올려 입을 묵은 뒤 틸리가 타이어를 제거했다.
천연자원보호국은 "2016년부터 이어진 숙제가 드디어 풀렸다"면서 틸리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고, 악어는 며칠 간 건강을 체크한 뒤 방사될 예정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