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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간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중국 증시가 반등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중국 국영 펀드들이 주가 하락세를 멈추기 위해 자국 기업 주식 매입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본토증시의 대표 지수인 CSI300은 지난 8일 오전 정규장에서 전날 대비 2.4%까지 하락했다. 지난해 8월 이후 최악의 하락율이었다. 하지만 오후 정규장에서 CSI300은 반등하기 시작했고, 0.6% 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블룸버그통신은 "오후 들어 중국 국영 펀드가 대거 매수에 나서면서 증시가 반등했다"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 소식은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와 핀둬둬는 전날 대비 각각 6.8%, 12.81% 상승 마감했다. 바이두(4.75%) 징둥닷컴(3.02%) 디디글로벌(9.58%) 등의 주가도 일제히 올랐다. 미 증시에 상장된 주요 중국 기업의 주가를 추종하는 나스닥골든드래곤차이나지수는 전날보다 3.9% 상승했다.
한 소식통은 블룸버그에 "중국 국영 펀드의 이번 개입은 중국 기업들의 주가 하락세에 제동을 걸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국 증시는 1년 넘게 약세장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대대적인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 규제에 나선 데다 대형 부동산 개발 기업들의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는 등 악재가 겹치면서 경기가 급랭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2015년 증시 폭락 이후 시장이 크게 요동칠 때마다 이른바 '국가대표팀'이라고 불리는 국영 펀드들을 활용해 시장을 떠받쳤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그동안 국가대표팀은 최소 7차례 증시에 개입했다. 물론 국가대표팀 등장에도 증시는 평균적으로 3개월간 하락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하락폭은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예컨대 CSI300의 월평균 하락율이 5.1%에서 2.3%로 감소하는 사례도 있었다. 블룸버그는 "또 3개월이 지난 뒤 6개월간은 중국 주요 기업들의 주가가 대체로 상승 전환했다"고 전했다.
세바스티앙 갈리 노르디아인베스트먼트펀드 거시전략가는 "불합리한 공포는 경제에 해를 끼치기 때문에 이번 중국 국영 펀드들의 개입은 합리적인 결정으로 보인다"며 "다음 단계는 시장에 견실한 경제 회복이 이뤄질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 상무부가 전날 중국의 33개 기관을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시키는 등 미·중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는 점은 중국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