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각각 맞붙었던 당내 경선 주자들의 지원사격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이 후보 캠프의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았고,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도 정권교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정치적 명분을 만들기 위한 당연한 행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먼저 이 전 대표는 지난 8일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본부장으로 합류했다. 이 후보의 지지율이 30%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민주당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이 전 대표의 선대위 합류를 간곡히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은 뒤 첫 일정이었던 9일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선대위를 총괄해 달라는 당과 이 후보의 요청을 받고 많이 고민했다"며 "그 요청을 받아들인 것은 무엇보다 민주당이 국정을 더 맡는 것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좋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부족한 사람이지만 국민과 국가를 위한 책임을 다하는 데 저의 보잘것없는 힘이나마 모두 쏟아붓기로 했다"며 "이번 대선이 그 무대다. 선거 과정에 국민 여러분의 가르침을 받고, 저의 생각도 말씀드리겠다. 민주당에 기회를 주시기를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이번 선대위 합류 이전에도 이 후보의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일정에 간간히 동행하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특히 이 후보가 눈물을 보였던 성남 일정에서 연설자로 나서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홍 의원도 윤 후보의 대선 승리를 위해 발 벗고 나서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거를 하면서 제일 힘든 경우가 본선보다 경선에서 패배했을 때"라며 "경선 승리자의 선거 지원을 하면서 본선 승리를 위해 견마지로로 뛰어야 하므로 참으로 힘들고 곤란한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다"고 적었다.
그러면서도 "그렇지만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겠다"며 "이제 대선이 한 달밖에 남지 않았다"며 윤 후보를 지원사격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홍 의원은 당내 경선을 마친 뒤 "비리 대선에 참여할 수 없다"며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에 합류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후 지난달 29일 선대본 상임고문직을 수락하면서 '원팀'으로 윤 후보를 돕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대구 동성로 유세에도 나설 예정이다. 동성로 유세는 TK 민심을 고려한 이 대표의 요청을 홍 의원이 수락하면서 결정됐으며, 이 대표가 이른바 '윤석열차' 일정을 마친 오는 12일 이뤄질 예정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전 대표와 홍 의원의 행보를 두고 한경닷컴에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며 "대선이 한 달밖에 남지 않았으므로 전면에 나와 선거 승리를 위해 본인들도 '할 일을 했다'는 정치적 명분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각 진영은 모두 결집해 있는 상태이므로 표심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스윙보터(선거 등의 투표행위에서 누구에게 투표할지 결정하지 못한 이들)들이 조금 남아 있지만, 이들은 특정 인물로 인해 어느 한쪽으로 쏠리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