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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태 리더십에 中 쇼트트랙 금빛 레이스…韓 위상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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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중국의 금빛 낭보가 이어지는 반면 쇼트트랙 최강국 한국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중국은 스키 간판 스타 에일린 구의 금메달로 8일 오후 1시 기준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로 메달 순위 종합 1위로 올라섰다. 주최국의 자존심을 드높인 데는 금메달 2개를 더한 쇼트트랙 종목이 한몫했다.

대한민국은 쇼트트랙이 처음 올림픽에 등장한 1992 알베르빌대회를 시작으로 꾸준히 쇼트트랙 강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기대를 모았던 황대헌과 이준서가 결승 진출에 실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황대헌과 이준서는 쇼트트랙 1000m 준결승에서 각각 1, 2위를 기록했음에도 석연치 않은 페널티를 받으면서 국내 스포츠 팬들의 아쉬움을 샀다.

김선태 감독과 안현수 코치가 이끄는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지난 5일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혼성 2000m 계주 결선에서 금메달을 딴 데 이어 7일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도 금메달과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이들은 쇼트트랙 강국 출신이라는 위상에 걸맞는 대우를 받으며 중국 쇼트트랙 팀에서 지도력을 발휘하고 있다.




◆ 김선태, 조재범 코치 폭행 불똥…자격정지 1년 징계 후 중국行

김선태 감독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직전 쇼트트랙 대표팀 조재범 코치가 심석희 선수를 폭행했다는 논란 끝에 징계를 받았다.

당시 빙상연맹 관계자는 김선태 감독의 경우 "문체부의 빙상연맹에 대한 특정감사를 통해 대표단 관리책임 때문에 자격정지 1년을 내린다"고 설명했다.

이후 김선태 감독은 중국의 러브콜을 받고 한국을 떠났다. 이후 중국으로 넘어간 김선태 감독은 쇼트트랙 선수단의 금빛 사냥을 이끌고 있다.




◆ 안현수, 국내 빙상서 외면받자 러시아 귀화 이어 중국팀 코치 합류

중국 쇼트트랙 선수단의 금메달, 은메달 석권에 팀 코치인 안현수의 러시아 귀화 사연도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2006년 토리노 대회에서 한국 쇼트트랙 스타로 떠오른 안현수 코치는 밴쿠버 대회를 2년 앞둔 2008년 슬개골이 골절되는 무릎 부상을 겪었다.

설상가상으로 소속팀이 해체되기도 했다. 힘겹게 재활을 마치고 2009년 4월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대표 선발전에 나섰지만 하위권으로 처지면서 대표팀 복귀에 실패했다.

이때 안현수 코치에게 손을 내민 곳이 러시아였다. 소치 동계올림픽을 겨냥해 쇼트트랙 종목을 집중 육성하려던 러시아 빙상연맹으로부터 2011년 1월 러브콜을 받았고, 귀화 제안을 수락했다.

안현수의 귀화 후 그의 아버지 안기원씨는 대표 선발전 과정에서 대한빙상연맹의 파벌다툼과 부조리가 있었다고 폭로했다.

출신학교와 지도자에 따라 선수들끼리 '짬짜미'가 이뤄지고 파벌도 극성을 부린다는 주장이었다. 안현수가 고질적인 체육계 부조리의 피해자라는 여론이 형성됐고,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정치인까지 나서 빙상계 성토에 가세했다.

이후 안현수는 2014년 소치 대회에서도 3관왕을 차지하며 성과를 내고 중국팀 코치로 합류했다.



◆ 높아진 눈높이…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은 여전히 공석

빙상연맹은 지난해 10월 공모 기간을 거쳐 지도자를 모집했으나 마땅한 감독을 끝내 찾지 못했다. 각종 폭력 행위와 선수단 관리 부주의 등 각종 징계 전력이 있는 지도자 후보를 모두 탈락시켰기 때문이다.

연맹이 제시한 기준점을 충족하는 지도자를 찾기가 어려워지자 코치제라는 선택을 하며 올림픽에 출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코치진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10명이 넘는 코치가 있는 중국에 비하면 힘에 부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과 중국의 쇼트트랙 희비가 엇갈리는 가운데 중국 언론은 김선태 감독과 안현수 코치의 지도력을 치켜세우는 모습이다.

한국을 대표하던 선수들이 해외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영웅 반열에 오르는 것은 기뻐할 일이지만 국내 쇼트트랙 팬들이 느낄 씁쓸함은 지울 수 없다.

한국 대표팀에게는 아직 세계 최강인 여자 3000m계주와 남자 5000m 계주가 남아 있다.

9일 남자 1500m 예선과 결승, 여자 3000m 계주 4강전과 여자 1000m 8강전이 각각 열린다. 남자 1500m에 출격하는 황대헌, 이준서, 박장혁 등이 1000m 탈락의 충격을 만회할지 기대를 모은다.

이미나/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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